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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놀이터/인도(India)

[인도] 우다이뿌르에서 디우로

by 돼지왕 왕돼지 201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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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가 연결되지 않고, 너무 서쪽에 위치한 탓에 원래 들르지 않으려고 했던 디우.
하지만, 자이살메르에서 만난 형님이 강추하는 바람에, 그리고 인터넷 검색으로
3,000원에 먹을 수 있는 커다란 랍스터때문에 우리는 디우를 향했다.

▲ 이 녀석들 6,000원에 먹을 수 있었는데, 술 취한 인도인이 12,000원에 사갔다. ㅠ


우다이뿌르에서 약 7시간 sitting 버스를 타고 아메다바드까지 도착.
이 사설버스 녀석들은 내려주는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녀석들 아메다바드의 외곽 중에서도 최외곽에 세워주었다.
내리자마자 달라붙는 릭샤꾼들..
그런데.. 얼마냐니깐 이 녀석이 갑자기 미터기를 사용한단다.
그리고, chart 도 가지고 있다면서 자신만만하게 가자고 한다.
( 한달 넘는 인도여행에서 미터사용한다는 릭샤는 처음 봄 )

나는 혹시라도 사기를 칠까 두려워 먼저 가격을 묻는다.

"내가 가려고 하는 장소는 이곳인데, 가격이 얼마쯤 되니?"

그 녀석은 

"Only around 25"

라고 말한다.

▲ 릭샤왈라. 눈이 약한 사람 같다고, 릭샤 타는 내내 어머니는 불안해하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녀석은 아마도 25분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듯 싶다.
아니면 250정도를 25로 잘못 말했거나.

미터기를 사용하는 오토릭샤를 처음 보는 관계로,
미터기가 0을 가르키는지 확실히 보고, 차트도 확인해보고 출발한다.

▲ 이것이 차트. 왼쪽부터 거리, 미터기숫자, 낮 가격, 할증가격이다.
 
릭샤는 달리고 계속 달렸다. 10분이 넘게 달렸는데
이게 25루피로 가능한 거리였던가 싶으면서
아.. 정말 지금까지 릭샤탄것은 전부 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오래 걸리니깐 이 녀석이 돌아가서 싶어
구글 지도앱을 가동했다.
 
그런데 여행사에서 처음 말하던 하차 후 약 20~30루피면 도착할 수 있다던
목적지의 여행사는 구글 지도로 확인해보니
사설버스 하차장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릭샤는 목적지를 향해 신나게 계속 달려갔고,
분명 gps 상으로 올바른 길로 가고 있었다.

나는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녀석.. 분명 25루피정도라고 했는데,
암만 미터기를 사용해도 이건 아니지 싶었다.

▲ 요것이 아메다바드의 미터기. 지역마다 미터기가 조금씩 다르다.
 
나중에 녀석의 뒷바퀴가 빵꾸나는 바람에 도착직전에 하차했다.
차트를 대고 계산을 하려니 25라고 얘기하던 녀석의 이야기가 25분걸린다는 얘기거나
250을 얘기하려는 것을 잘못 얘기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결국 약 250루피를 지불한다.
( 250루피는 한화 약 5,000원 ) 
제길.. 우다이부르에서 여기까지 오는 버스가 일인당 약 250루피인데
무슨 릭샤값으로 250이나 지불을 한단 말인가??

솔찍히 나는 이 녀석이 미터기를 조정했다고 생각하고,
그 벌로 빵꾸났다며 어머니에게 좋다고 낄낄대었다.
하지만 나중에 지도를 대조하면서 잘 보니
약 10km 정도 달려왔으니 알맞은 가격이었다.
 
어렵게 여행사까지 찾아가서 위치와 시간을 확인한 후
돈을 찾으러 citi bank 에 가려고 municipal market에 가자고 했다.
차트의 존재를 아는데, 녀석은 미터기에 찍힌 숫자인 50루피를 달라고 한다.
내가 차트를 달라고 하고 50이 30루피로 매핑되는 것을  확인시켜준 후 30만 주자.
못하는 영어로 basic basic 어쩌구 ( 아마 기본료를 말하는듯 싶었다. ) 를 말하며,
50은 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우다이뿌르에서 오는 열차의 "바람" 에 지친 나는
그냥 먹고 떨어지라며 휙 던져주고
시티은행에 가서 돈을 신나게 뽑는다.
돈이 있으면 정말 안심이 된다. 안심.

▲ 아메다바드 시티은행 뮤니시펄 마트점.
 
할일없어 이제 슬슬 마켓구경도 하고,
방황하다가 구자라트식 탈리로 유명하다는 탈리집도 간다.
그곳에서 어머니는 직원들이 뭔가 가엽다며 인도여행 사진을 보여주자며
내 핸드폰에 있는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한다.
물론 도시 이름이나, 관광지 이름만 말했을 뿐인데
그 중에서는 또 틀린 이름들이 속속들이 있었다. ㅋ

▲ 요것이 구자라트식 탈리. 반찬 종류가 상당히 많다.
 
여튼 직원들은 아메다바드를 한번도 못 벗어나보았는지
우리의 사진에 엄청난 집중을 하였고,
어머니는 흐뭇해하셨다.
피곤하셨던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더 앉아서 수다를 떨고 싶어하셨다.
물론 수다의 내용은 어머니께서 제공하시고
실제 수다는 내가 떨었지만 말이다.

그리고는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와서 이제 디우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고 한다.
나도 어느정도 지쳐있었다.
인도는 긴장의 연속 때문인지 밤에 잠이 참 잘온다.
어느 도시에든 좀 오래 머물게 되면 이제 그 도시를 알게되어
긴장이 조금 풀려서 밤에 잠이 잘 안 오는 현상이 있는데
도시를 이동한다던가 새로운 도시에 도착했을 때는 그날밤에
쥐도새도 모르게 잠들었다 깨곤한다.
여튼 나는 한창 지쳐있는데 한 할아버지가 자신이 see man 이라면서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선박을 많이 타봤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갔던 나라들에 대해 자랑을 하는데 제발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했다.
즐거운 얘기면 모르겠는데 자꾸 자기 자랑만 연신 하는 아저씨
게다가 영어를 조금 이상하게 배웠는지, 아님 디우식 영어인지
아저씨는 발음도 특이하게 하여 알아듣기가 참 어려웠다.

어머니께서 중간에 나에게 말을 걸어 인터셉트를 해주신덕에
나는 그 아저씨와의 이야기를 끝낼 수있었다.
어머니 땡큐베리 감사.
 

▲ 홍등가 느낌이 나는 빨간 사설버스. 디우로 가자!
 
그리고는 디우행 사설버스에 몸을 실었다.
디우행 사설버스는 매우 깨끗하고 좋았는데 한가지 흠이 있었으니..
침대칸에 칸막이가 중앙 분리대 하나뿐이었다.
나는 떨어질까 무서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중간에는 그 중앙 분리대 봉에 엉덩이를 대는 특이한 자세로
그나마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 후에야 겨우 조금씩 잠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디우가는 버스의 길을 매우 험난했다.
비포장도로와 포장도로를 넘나들며
포장도로 역시 깊게 패인 곳이 많아
누운 상태로 몇번이고 천장과 1cm 정도 거리로 조우할 수 있었다.
게다가 너무 더운 나머지 창문을 조금 열고 자야 하는데
비포장도로도 달리는 탓에
먼지가 얼마나 몰아닥치던지
디우에 도착했을 때는 머리카락이 흙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 디우로 들어가는 다리.
 
그래도 바닷가가 보이는 디우에 도착하여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다리를 건널 때에는
랍스터에 대한 큰 기대로 내 마음은 설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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