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한창일 떄의 종묘 투어 이야기.

단풍이 한창일 떄의 종묘 투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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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17년) 가을.. 단풍이 한창일 떄 현명한 머리형과 함께 종묘 산책을 했던 이야기.

블로그 거리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밀리고 밀린 이야기.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종묘에 대한 설명은 아래 브로셔에서 읽어볼 수도 있다.

종묘 브로셔 다운로드

이전에 이곳을 한번 방문했는데,, 여유롭지 않게 도착한 바람에, 오늘을 기약하고 다시 왔다.

종묘는 "좌묘우사" 라는, 왕이 남향을 바라보았을 때 왼쪽에 종묘, 오른쪽에 사직을 둔다는 중국 유교 예법에 따라 위치가 정해졌다고 한다.

즉 궁을 바라보는 측면에서는 동쪽에 종묘가 서쪽에 사직이 있어야 한다.

토요일 이외에는 자유관람이 아닌 가이드 관람만 가능하다.

가이드 관람임에도 성인 1인당 1000원밖에 안 한다.

한복착용 등의 무료 입장 조건도 있으니 잘 따져보시길

불타는 듯한 빨간 단풍과 대비되는 푸른 하늘이었는데...

카메라가 그 색감을 잘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

인간의 기억은 한정적이라.. 남는건 사진인데 말이다..

개량한복 느낌의 옷을 곱게 차려입으신 가이드분께서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신다.

종묘는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국가 최고의 사당이라는 내용.

종묘에는 정전과 영녕전 이렇게 두개의 사당이 있다.

태조가 세울 때는 정전만 있었고, 영녕전은 세종 3년에 지어졌다.

정전에는 공덕이 뛰어난 임금들을 모셨고, 영녕전에는 태조의 4대조와 죽은 뒤에 왕으로 추존되었거나 정전에서 신주를 옮겨온 임금들을 모셨다.

왕위에서 쫓겨난 연산군과 광해군의 신위는 종묘에 모시지 않았다.

종묘제레는 국가의 가장 큰 제사로 정전에서 1년에 5번, 영녕전에서는 1년에 2번 열렸다고 한다.

(현재는 1년에 한번)

종묘는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2001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글을 모두 읽어보시길..

종묘의 지도.

가운데 가장 넓은 곳이 정전.

그리고 왼쪽 위가 영녕전이다.

가이드분이 친절하게 이것저것 다 설명해주신다.

종묘의 대문은 "외대문" 이라고 부르는데, 가운데 문은 죽은 왕만 들어올 수 있었고, 정전까지 이어진 돌길이 이 문의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가운데 문에는 홍살(창 모양의 창살)이 있는데, 이는 부정한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바로 이 돌길을 보면 가운데쪽만 위로 조금 더 튀어나왔는데, "신도"라고 부르며, 죽은 왕만이 저 길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왕과 왕세자들은 가운데 길을 피해 옆길로 걸었다고 한다.

종묘의 역사도 재미있고 좋았지만, 소나무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도 내 눈길을 계속 사로잡았다.

지당 연못.

종묘는 결국 왕들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 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노는 곳이 아니라 연못은 있지만 연못에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다.

연꽃도 심지 않는다.

그리고 이전에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 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연못의 가운데 동그란 섬이 하늘을 상징하며, 네모난 못은 땅을 상징한다고 한다.

제사 지내는 사당에 연못이 있는 이유는 풍수지리학적으로 물의 기운이 부족해서 이를 채우기 위해서라고..

다음 설명지로 이동하면서 마주치는 단풍의 향연.

금가루가 뿌려진 이세계 같다.

붉은 빛깔이 많이 생략된 단풍들..

크리스마스 트리에 금가루가 뿌려진 듯하다.

너무 아름답다..

이곳은 "재궁 일원" 으로 제사를 지내기 전에 왕과 왕세자가 제례 하루 전에 도착해서 심신을 정결히 하던 곳이라 한다.

뒤쪽 것물은 왕이 머무는 어제실.

이곳의 처마에는 어처구니가 없다.

황제는 12장복, 왕이나 황태자는 9장복, 왕세자는 7장복, 왕세손이나 군왕은 5장복을 입는다고 한다.

12장복의 12가지 무늬는..

일(해), 월(달), 성신(별), 산, 용, 화충(꿩), 종이(술그릇), 조(수중식물), 화, 분미(쌀), 보(도끼), 불(己 두개가 마주하는 모양)이다.

일월성신은 황제의 12장복에만 있는 녀석이다.

( 왕 의복에 대한 아주 자세한 자료 참고 )

위 복장의 어깨에 일, 월이 있기 때문에 황제의 복장이다.

고종황제가 황제 즉위를 하면서 갖춰입은 옷을 고증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12장복이다.

일월은 어깨에 똑같은 모양이기 때문에 구별하기 위해서 해에는 까마귀 문양을, 달에는 두꺼비 문양의 수를 놓았다고 한다.

어제실 옆에 있던 세자제실.

세자가 무멀면서 심신을 정결히 한 곳이다.

이 재궁 일원에는 목욕탕도 있다는데.. 그 형태는 잘 찾기 어렵다고 한다.

이곳은 정전 옆에 있는 "전사청" 이다.

전사청은 제례용 음식을 조리하던.. 즉 주방이다.

모시고 있는 왕들의 신주들에 대한 안내가 있다.

광해군의 경우는 최근에 사실 폭군이기보다는 억울하게 폭군으로 치부된 성군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사도세자의 경우는 고종황제 때 복위되어 "장종" 이 되었다는 얘기 등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러나 나의 메모리는 바로 기록하지 않으면 자동 삭제되는 멍청한 로직을 가지고 있어서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ㅎㅎ

이제 정전 일대로 들어선다.

요렇게 찍은 사진이 브로셔에 있는 사진의 각도라고 가이드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나도 딱 찍어본다.

멋지다.

붉은 기둥에 흰색 바닥의 돌들..

갑자기 사극의 한 씬에 들어온 것만 같다.

궁에서 삼년상을 치른 후 신주를 모셔와 모시는 건물이다.

이곳의 문은 세 곳이 있다.

남문은 "신문" 이라고 부르며 혼백이 드나드는 문이다.

동문으로는 제례 때 제관이 출입하고,

서문으로는 악공, 춤 추는 일무원, 종사원이 출입한다.

이곳은 공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공덕이 높은 왕들의 신주를 모시고,

만약 꽉 찼는데 또 다른 공덕이 높은 왕이 승하하게 되면 가장 오래된 왕의 신주를 영녕전으로 옮긴다. 

그리고 증축한 역사도 있다.

증축한 곳의 경계는 "배흘림 기둥" (기둥 가운데가 뽈록) 을 썼느냐 쓰지 않았느냐를 두고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국보 227호의 종묘 정전.

참고로 배흘림기둥은 큰 건물에서 기둥의 길이가 길게 되면 기둥의 중앙부가 얇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교정하며,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사용된 수법이라고 한다.

제사를 지내지 않을 때는 이렇게 굳게 닫아 놓는다.

그리고 제사를 지낼 때는 활짝 열리며, 관람도 할 수 있다고 하니..

나중에 제사를 지낼 때 를 맞춰 한 번 구경하러 와봐야겠다.

매년 5월 첫째 일요일, 전주이씨대동종약원에서 제례를 주관해서 진행한다고 한다.

용마루쪽이 왜 흰색으로 높게 회칠되어있는지를 누군가가 질문했었다.

저것은 양성회칠(양성, 양성바름이라고도 한다.)이며, 시멘트로 잘못 복원한 것이 아닌 전통 건축 양식 중 하나이다. ( 많은 사람들이 시멘트로 오해한다고 한다. )

이는 일본이나 중국에는 없는 조선에만 있는 건축방법이라 한다.

정확히 이 기법이 왜 쓰여졌는지 문헌은 없지만, 윤곽 강조라던지, 바람에 강한 구조라는 이야기가 있다.

영혼이 오간다는 신도.

그리고 정전 앞쪽에는 공신들을 모시는 신당도 있다.

어떤 공신들이 모셔져 있는지 이름들을 보면 몇몇 아는 이름들도 나온다.

개국공신 중 하나인 이지란이라던지 ㅋㅋ

관심있는 분들은 확대해서 보시길~

부정한 것을 막아준다는 창 모양(또는 화살 모양)의 홍살.

그리고 일곱의 토속신들을 모시는 신당도 있다.

그 중 하나의 신은 부뚜막 신이 있는데.. 음.. 신과 함께에 나오던 그 조왕신이 아닐까 싶다.

정전 앞의 저 단이 테두리쪽이 낮도록 건축이 되어 있어서,

비가 많이 오는 날의 정전의 모습은 기가 막히다고 한다.

처마로부터 흘러내린 물이 단의 돌 틈을 흘러 이쪽으로 줄줄 흘러내리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라고.. ㅎㅎ

그리고 우리는 이제 회사 복귀시간이 되어 아쉽게도 영녕전의 설명은 듣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아쉬운데로 단풍과 종묘의 건축물들의 아름다움을 담으며 돌아가기로 한다

제사가 끝나고 신위를 태우던 곳.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1,000원이라는 입장료로 가이드 투어까지 할 수 있고,

그 내용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좋았다.

돌아가는 길까지도 눈을 즐겁게 해주는 가을 단풍 완연한 종묘.

시간 여유가 있을 때 한번 더 가서 설명 한번 더 들어야겠다. 영녕전 포함해서..

그리고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도 한번 가보고..

그리고 제례때도 가보고 싶다.

종묘.. 아끼고 사랑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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