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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놀이터/음식 이야기

나에게 최악의 음식점은.. 고기부페...

by 돼지왕 왕돼지 2018.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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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최악의 음식점은.. 고기부페...



나는 뷔페가 싫다.

뷔페는 음식을 좋아하는 나의 욕심을 극대화시킨다.

음식이 맛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음식이 맛없다면 정말 최악이다.

그 최악의 음식을 본전생각을 하면서 더 먹게 된다...


뷔페는 본전이 얼마인지 계산하기도 어렵다.

보통 뷔페에 나오는 음식들은 그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왠만큼 먹어서는 본전을 뽑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나름 손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최대한 먹는다..

또한 본전을 생각하면서 원래 좋아하는 음식임에도 저가라는 이유로 음식을 담지 않고 지나가기도 한다.


폭식과 저질음식(물론 못 먹을 질은 보통 아니지만)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큰 손해이다.

게다가 나는 보통의 성인 남성들에 비해 위통이 작은 편이라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한다.

덧붙여 정말정말 천천히 먹는 slowest eater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시간제한이 있는 곳에서는 배를 못 채우기도 한다.

이미 큰 손해이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손해를 보는 구조. 뷔페가 싫다.




나는 굽는 고기가 싫다.

정확한 의미전달을 위해 다른 표현 하나를 하자면.. "구워져 나온 고기는 좋다."

나는 고기를 그 자리에 구워먹는 삼겹살 류의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선 그런 집들은 대부분 옷에 냄새가 베기 마련이다.

나는 좁은 원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옷에 고기냄새가 베면, 그 냄새가 집안에서 퍼져나오면서 침구류까지 냄새가 난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고기 냄새가 찌든 느낌으로 스물스물 나면 그 기분은 배로 역하다.


두번째로 굽는 고기가 싫은 이유는 누군가는 고기를 구워야 한다.

배가 적절히 부른 상태에서 일본식으로 자기가 먹을 고기를 화로에 올려서 소박하게 구워 먹는 것은 좋다.

그러나 배가 고픈 상태에서 누군가는 고기를 굽고, 누군가는 그 고기를 섭취하기 바쁘고.. 이런 구조가 매우 싫다.

그리고 고기 구울 때 손에 냄새가 배는데 이 냄새가 잘 안 빠진다.. 한참 씻어도 킁킁 냄새를 맡으면 다시 그 고기냄새가 난다..

타인이 구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구울 때 드는 그 미안한 감정이 타인에게 적용이 안 될리 없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아니다. 그냥 내 본성이 그렇다.


예외가 있다면..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이다.

나를 아주 잘 아는 사람들과 고기를 구워먹을 때는 좋다.

기본적으로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도 아주 쉽고, 그들은 나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적절한 로테이션과 배려 등이 항상 동반되어 마음이 너무 편하다.




고기뷔페는 최악 중의 취악이다.

뷔페도 별로이고, 구워 먹는 고기도 별로인데.. 이 둘의 조합인 고기 뷔페는 최악 중의 최악이다.

고기뷔페는 구워 먹는 고기 + 뷔페 의 단점을 상회하는 또 다른 단점을 갖는다..

바로 질과 리필 속도라는 측면이다.


아주 예전의 고기뷔페는 고기를 직접 가져다가 먹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 구조는 고기의 질이 정말 최하품 중 최하품이라는 것을 즉각 알 수 있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모델이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고기의 질을 조금 올리고, 대신 요청할 때마다 고기를 가져다 주는 시스템으로 변하였다.


이 시스템이 되면서.. 처음에는 꽤 괜찮은 고기를 맛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고기의 질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그리고 리필 속도도 느려진다. 요청해도 한참 뒤에 고기를 가져다 준다.

사람이 본디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어야 하겠지만, 조삼모사라고 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고기뷔페의 시스템에 따르면 처음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나올 때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해 항상 기분 나쁘게 나오게 된다.




대책이 있는가?

사람이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고기뷔페를 갈 때가 분명 발생한다.

기분 나쁘게 밥을 먹는 것도 별로인데, 고기의 질이 안 좋은 초반에는 굽느라 먹지도 못하고, 고기 질이 떨어진 상태에서 잔반처리식으로 먹게 되고, 마지막에 만약 계산까지 내가 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면 정말 이것만큼 피곤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만약 고기뷔페를 가야만 한다면..

최대한 그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하고.. 

먹게 되면 계산을 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초반에는 실례를 무릅쓰고 굽는 것을 맡기고 그나마 질이 좋은 것으로 배를 채워야 한다.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해피 해피 할까?? 위에 명시한 냄새나 마음의 불편함 등으로 결국에 해피는 하지 않겠지만, "Sad" 까지 가진 않을 것 같다.




나의 이 까다로움..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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