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루앙프라방] 라오스식 마사지~~ |
마사지샵을 이동하는 큰 길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마사지샵을 찾기 위해 골목에 들어오는 시점부터 어머니는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분명 지나는 길에 마사지샵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무시하고 내가 점점 더 어두운 곳으로 걸어들어갔기 때문이다.
어머니 딴에는 "이 녀석이 또 얼마나 싼 곳을 가려고 이렇게 걸어들어가?" 라고 생각하신 듯 했다.
그러나 나는 가이드북에서 추천하는 꽤 좋은 곳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도상으로 위치한 곳은 마사지샵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주변을 한바퀴 돌았고 어머니는 폭발하셨다.
대체 뭐하는 거냐고, 마사지 시켜준다고 하고 이게 뭐하는 거냐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곳이 망했다고 결론짓고 오는 길에 아주 나이스해보였던 마사지샾으로 방향전환한다.
이름은 Frangipani Spa.
찾아보니 Frangipani 는 꽃의 이름이란다.
얼마나 고급진지는 이 외관으로부터 알 수 있다.
이 건물 전체가 마사지 샵이다.
길거리에서 그냥 오래된 듯한 메트 깔고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바쁜 샵들과는 급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여서 약간 두려움은 있었으나,
그렇다고 이미 폭발한 어머니 앞에서 가격을 따질 수 없었다.
그래 암만 고급져도 호텔 마사지도 아닌데. 얼마나 하겠어?
엄마 지금 짜증도 나 있고, 체력도 떨어졌을 텐데 우선 들어가자.
이런 고급짐도 한 번 겪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일단 입장.
전통 라오 마사지가 한시간 기준 75,000 킵. ( 한화 약 10,500원 )
길거리의 4만~5만킵짜리에 비하면 확실히 약 2배정도 가까이 하는 고급스런 가격이었다.
그러나 한화로 따져보면 1인당 1만원밖에 안 했기 때문에
나는 가격을 확인하고 나서 당당하게 어머니께 의견을 물었다.
엄마 1시간 30분짜리 할래요?
1시간 30분짜리는 110,000킵 ( 한화 약 15,400원 ).
엄마는 길거리 안마 가격을 물어보신다.
4만~5만이고, 원래 가려던 곳이 6만 5천정도 하는 곳이라고 했다.
가격대를 듣고 나니 어머니는 괜스레 미안해하시며 1시간짜리만 하자고 하셨다.
내가 모시고 가려던 곳이 싼 가격의 마사지샵이 아니었음을 아셨기 때문일까?
아니면 성질내서 들어온 곳이 길거리 안마에 비해 약 2배나 비싸서였을까?
이 때 왜 미안해하셨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 아마 댓글이 달릴 것 같다. ㅋ )
그러나 그것도 잠시? ㅋㅋ
메뉴판을 보면서 "아로마 마사지도 있고, 허브 마사지도 있고, 전통 마사지도 있고 많이 있네요" 라고 하자.
"엄마가 아까부터 아로마 마사지같은거 안 한댔지? 왜 자꾸 그래?" 라며 또 성질을 내셨다...
여자들은 배고프면 성질이 더 난다는데.. 체력도 떨어지시고 배도 고프셨나보다.
여튼 알겠다며 깨갱하고 조용히 1시간짜리를 한다고 하고 private 한 방으로 안내받는다.
도인스러운 옷을 준다.
저 옷으로 환복하라고 하며 약 3~5분의 시간을 준다.
도자기를 막 빚고 나온듯한 포스이다.
얼굴은 한창 그을렸고, 특히나 발은 엄~~청 그을려서 꼬질해보이기까지 하다.
꽤나 고급진 가격답게 매트를 비롯하여 모든 것이 다 깔끔했다.
어머니는 누워서 마사지사들을 기다리신다.
옷을 갈아입고 누우시니 체력회복이 되시나 얼굴 표정이 조금씩 좋아지신다.
여자 마사지사들이 들어와서 마사지를 해준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기본적인 "살살, 더 세게" 정도의 영어는 알아들었다.
어머니는 조금 더 쎄게 해달라고 말하라고 했고,
내가 말해주었다.
어머니는 흡족스럽다며 노곤노곤한 표정과 흡족한 표정을 동시에 지으시며 열심히 마사지를 즐기셨다.
허리비틀기까지 열심히 받고, 아까 화났던 표정은 한참 가라앉았다.
누군가가 그랬다. "성내지 않는 얼굴 표정이 바로 공양이요" 라고.
어머니께서는 공양하는 상태로 돌아오셨다.
마사지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길거리 마사지를 받아보지 못해서 정확한 퀄리티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 괜찮았다.
마사지사들이 건성으로 하지 않고 시간도 거의 1시간 다 채워서 했다.
물론 마사지 받음의 달인인 어머니는 만족스럽긴 했지만 아쉬움도 많다고도 하셨다.
그들은 우리의 마사지가 끝난 다음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가로 갔다.
아마도 마사지사들을 이곳에 데리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손님이 오면 부르고, 끝나면 다시 돌아가나보다.
이 날 옌 사바이 가는 길에 넘어지면서 무릎쪽이 까졌는데,
이 때까지는 견딜만해서 그곳을 꾹꾹 누르며 마사지할때 그냥 참았는데..
사실 그부분 하지 말라고 했어야 하나보다.
마사지를 통해 독소가 몸 속 더 깊이 퍼졌나보다 ㅋㅋ
1시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회가 닿으면 내일 또 오자는 믿고 끝도 없는 약속을 엄마와 하고는
방에서 나간다.
주인 아저씨는 우리 마시라고 따뜻하고 향긋한 차를 준비해놓았다.
몸이 노곤노곤 풀린 상태에서 차를 마시니 기분이 더 좋고,
몸이 더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차를 느긋하게 마시며 안쪽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소품들을 찍는다.
저 멀리 앉아계신 분이 주인아저씨인듯하다.
돈을 내면 장부에 열심히 기록하신다. ㅋㅋ
차를 다 마시고 아저씨에게 돈을 사뿐히 지불하고 이제 밖으로 나간다.
어머니의 기분이 한결 좋아지셨다.
어머니는 아까 성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너무나도 지쳤는데 내가 마사지 시켜준다고 하고 너무 오래 걸었고,
어둑한 곳에서 계속 돌아다니니 무섭기도 하고, 싸구려 데려간다고 오해도 있으셨다고 했다.
나는 열심히 그런거 아니고, 가이드북에서 잘 한다고 소개해줘서 가는 길이었다고 말씀드린다.
여튼 좋은 게 좋은거라고, 결론은 마사지와 함께 마음이 어머니의 마음이 녹아 다행이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으나 확실히 갚어치를 하는 집이었다.
어른들을 모시고 여행을 갔다면 길거리보다는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어머니는 이곳이 참 마음에 드셨는지 바로 떠나지 않으시고 한참을 이 곳 정원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노닥거리셨다.
마지막으로 바나나가 귀엽게 폈다며 환하게 웃으시고 어머니는 앞장서서 가게를 나가셨다.
이제는 밥을 먹으러 갈 차례이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댓글 하나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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