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루앙프라방] 뙤얗볕에 자전거 여행

[라오스 루앙프라방] 뙤얗볕에 자전거 여행

오늘은 사원 투어의 날로 정했다.

그래서 숙소 근처의 두 개의 사원, "왓 마하탓"과 "왓 호시안" 을 방문한 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오른 라오스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 중 하나인 "왓 씨앙통" 방문을 위해 

자전거를 대여한다.

루앙프라방은 사진을 볼 때마다 자주 느끼는 것인데 라오스의 유럽? 혹은 동남아의 유럽? 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자전거 대여는 숙소 골목에 있는 한 숙소에서 했다.

가격은 1대당 15,000킵 ( 한화 약 2,100원 ).

시간은 너무 늦지 않게 ( 숙소 리셉션이 닫기 전 ) 까지만 가져다주면 된다는 뉘앙스다.

자전거의 안장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출발했다가 두 차례 자전거를 교환했다.

어머니는 기어가 없는 자전거에 대해 약간 버거움을 표현하셨다.

그러나 이내 적응하시고, 마스크와 장갑 등으로 햇빛 알러지로부터 완전 무장하신 후 앞장서서 출발하신다.

귀여운 그녀의 뒷모습.

완전 뙤얗볕이지만 그래도 그늘에 가면 버틸만 하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자전거 패달을 구르다가 휴식할 만한 곳이 나오면 쉬었다 갔다.

그 중 한 쉼터는 라오스에 있는 "프랑스어 학원" 이었다.

아이들은 이미 방과후인듯한 느낌이었다.

모여서 슬리퍼를 던져서 타깃을 맞추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정말 놀거리가 없었나보다.

어무니는 어릴 때 장난감이 없을 때는 주변의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다는 말씀을 하시며 

흥미롭게 바라보셨다.

이런 일에 빠지지 않는 어머니는 바로 당신의 슬리퍼를 벗어드셨다.

라오스 아이들은 약간은 놀라는 듯 하였으나, 자연스럽게 울 엄니는 받아들여 기회를 주었다.

아쉽게도 타겟을 맞추는 데는 실패!

아이들도 약간의 아쉬움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들만의 리그가 있는지 바로 자신들의 게임에 다시 몰두하였다.

무슨 내기를 했는지, 아니면 단순한 재미를 위한 게임인지.

우리가 그냥 보기에는 타겟을 맞추면 점수를 따는 것 같은데 정말 그게 전부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냥 라오스 아이들을 넋놓고 구경하는 묘미가 있었다.

왜 남학생들밖에 없지? 라며 자전거로 향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여자 아이들이 튀어나왔다.

원래는 바로 자전거 자물쇠를 풀어 떠날 생각이었는데,

여자 아이들은 어떻게 놀까 궁금해서 그들을 관찰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그들은 풀밭을 옹기종기 뛰어다니며 까르르 거릴 뿐 

별다른 특별한 활동은 하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시 이동한다.

날씨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서인지 어머니는 자전거를 타고 가며, 쉴 곳을 찾아 계속 두리번거리셨다.

그러던 중 어느 숙소의 마당에 그네가 있는 것을 발견하시고는 & 숙소의 정원에 음료를 팔듯한 뉘앙스의 음료수 냉장고가 있었기에 나에게 묻지고 않고 자전거를 숙소 안으로 몰고 들어가 바로 주차하셨다.

그리고는 음료수좀 사오라며 그네에 턱 걸쳐앉으셨다.

호텔 측에 문의해보니, 이곳은 호텔 로비이며 호텔 손님에게만 음료를 제공하고 따로 팔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면서,

그리고 손님도 아니면서 그 호텔의 그네에 앉아 한참을 쉬다 갔다.

어머니는 카톡도 하시고 이전에 찍은 사진도 구경하시며 시간을 보냈고,

나는 일기와 함께 장부정리를 했다.

호텔 종업원들이 주인의식이 결여되어 그냥 방치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인이더라도 그냥 그네에 앉아있는 것 뿐이라 신경을 안 쓴건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우리에게 태클을 걸기는 커녕, 

아예 없는 사람인듯한 느낌까지 주었기에 우리는 눈치 안 보고 푹 쉬었다. ㅋㅋ

왓 씨앙통을 향해 다시 자전거 패달을 구른다.

왓 농(Wat Nong) 이라는 사원인데, 가이드 북에도 나오지 않는 곳이었으나 들어가는 문이 

로코코 양식을 연상시키는 관계로 특이해서 한 장 찍어보았다.

내부 절의 모습은 역시나 태국과 비슷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곳곳에서 꽤나 멋진 배경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늘에서 쉬고 싶어하시는 어머니를 그냥 찍었을 뿐인데, 배경이 참 멋지다.

또 다른 어떤 호텔 방의 테라스에 털썩 앉으셨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으라는 암묵적 지시를 내리는 포즈를 잡으신다.

이 호텔은 웅장하지는 않지만, 원목의 느낌 때문인지 묵직한 맛이 있는 곳이어서 보기만 해도 좋았다.

나도 보기싫을 정도로 짧은 바지를 입고 열심히 패달을 구른다.

자 이제 왓 씨앙통까지는 5분 거리이다.

그만 쉬고 끝까지 함 달려봅시다 어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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