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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리] 욜로가 별건가 (from #3 먹고 사는 게 뭐라고) -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by 돼지왕 왕돼지 201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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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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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 때문에 내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다. 돈 때문에 회사를 다니고, 돈 때문에 그림을 그리고,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했으니 내 모든 의무는 그놈의 돈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언제나 "더 많은 돈" 이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돈을 벌면 자유로워질 거야. 충분한 돈을 모으기 전엔 자유롭게 살 수 없어.

나는 돈에 얽매여 있었다. 그렇게 평생을 돈을 좆으며 살았는데 그럴수록 돈이 도망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돈 버는 능력이 좀 모자란 탓도 있겠지만 신기하게 돈은 벌어도 벌어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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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자유를 계속 미루기만 하다간 한 번도 자유롭지 못한 채 늙어 죽게 생겼다는 위기감이 덮쳐왔다. 이봐. 인생은 한 번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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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자유롭게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자유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애초에 이 자유는 유통기한이 정해진 자유였다. 통장 잔액이라는 유통기한 말이다. 통장 잔액은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고 있다. 잔액이 바닥나면 내 자유도 끝이 난다. 아아, 결국 또 돈인가.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유통기한을 늘릴 방법을 알고 있다. 돈을 벌면 된다. 내게 불로소득은 없을 테니 별 수 있나? 노동과 시간을 팔아 돈을 좀 벌어야겠다. 가끔은 싫은 그림도 그리고,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기도 하고, 짜증을 참아가며 돈을 벌면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다. 지금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출근하라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도 못하면 나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다.
"그냥 나가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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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돈을 벌어야 한다. 결국은 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전과 큰 차이가 생겼다. 전에는 미래를 위해 인내하며 돈을 벌었다. 내게 돈을 번다는 건, 곧 무언가를 참고 버티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현재의 자유로움과 기쁨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번다. 참는 것이 아닌 기쁨을 좀 더 맛보기 위한 능동적인 행동이다. 많이 벌 필요도 없다.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정도만 벌면 된다. 검소하게 살면 더 게으르게 살 수 있다.

돈을 버는 행위는 같지만 그 행위에 임하는 내 마음이 달라졌다. 나는 미래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자유를 위해 돈을 번다.

나는 여전히 돈을 벌어야 하지만 이미 자유롭다.

그렇게 하루하루 이 자유의 기한을 늘려가며 죽을 때까지 자유롭게 사는 것이 목표다.

욜로가 별건가? 현재를 위해 사는 게 욜로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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