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중 예술특구 #1 - 은근 짱잼이랍니다

[대만] 타이중 예술특구 #1 - 은근 짱잼이랍니다

호텔 조식을 마치고 예술 특구 구경을 간다.

대만은 폐건물을 예술 전시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케이스가 아주 많다.

대만은 자연의 훼손도 최대한 지양하면서 개발을 추구하고, 버려지는 것 없이 재활용도 잘 해서 환경 친화적인 느낌, 건강한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국가이다.

타이중 역 근처 순소에서 약 15분정도 걸어서 예술 특구에 도착한다.

타이중원화촹이찬예위안취(타이중 문화창의산업원구) : 낡은 술 공장의 재발견

오래된 공간을 개조해서 문화의 장으로 탈바꿈 하는 일은 타이완의 주특기다.

이곳 역시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공장에 젊은 감각을 입혀 새로운 명소로 탄생시켰다.

1916년 일제강점기에 술을 만드는 양조장으로 세워졌는데 당시에는 5.6ha 에 달하는 타이완 최대 규모의 양조장이었다.

1988년 공장 단지가 이전하면서 황폐해졌다가 2009년 문화 예술 단지로 변신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는 타이중주촹, 전통술과 주조 과정 등을 소개하는 주원화관이 있다.

또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트렌디한 분위기의 카페, 디자인 소품을 파는 숍 등이 복합적으로 공존하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과 오브제 등이 배치되어 있는 넓은 부지는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기 좋다.

알록달록한 해학적이면서도 묘한 미를 가지고 있는 원숭이가 맞아준다.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내 눈을 만족시켜줄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을 것 같다.

꾀죄죄한 옷을 입은 꾀죄죄한 소녀.

이런 소녀 동상을 우리가 그냥 지나갈 리가 없다.

귀여운 소녀의 정수리도 콕콕 찔러가며 15분동안의 도보 이동에 대한 보상 휴식을 가져본다.

( 이 휴식은 거의 전적으로 체력이 이미 고갈된 울 엄뉘를 위함이다 ㅋㅋ )

안내 표지도 알록달록.

예술 특구에 가면 이런 사소한 것에도 신경쓴 모습을 찾을 수 있어 재미있다.

폐건물을 활용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더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깨끗한 현대적인 미술관보다 더 숨겨진 보물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전시회가 열리거나 신장개업을 했을 때 난을 선물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 사람이 선물해 준 것이 아닌 자연의 선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타이베이쪽만 해도 날씨가 약간 쌀쌀하거나 을씨년스러움을 쉽게 느낄 수 있었는데..

조금 남쪽인데도 타이중은 꽤나 햇빛이 더 강렬하고 기온도 높으니 더웠다.

또 너무 일찍 나온 탓일까?

대부분의 전시실이 9시부터 여는데 우리는 8시 40분쯤 도착해서, 어디 연 곳 없나 열심히 둘러본다.

그 중에서 술을 주종목으로 하여 기념품을 파는 곳 한곳만 열어서 그 곳으로 더위를 피해 피신한다.

투구모양은 장군을 떠올리게 하고,

병의 몸매와 머리 장식은 규슈님 아가씨를 생각나게 하는 묘한 느낌의 술병.

술병이 너무 고급스럽게 생겨서 저 안의 술은 쉽게 못 먹을 것만 같다.

달을 연상케 하는 특이한 술병과..

살아 움직일 것 같기도 하고.. 욕조스럽기도 한 느낌이 드는 신기한 잔도 있었다.

9시 종이 땡 치면서 우리는 이제 전시를 찾아 해맨다.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술에 대한 전시장.

술에 대한 역사와 주조방법 등 술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가 전시되어 있었다.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이한 것 중 하나는,

어린이 단체 견학팀이 있었는데.. 바로 이 술 전시장을 견학하고 있었던 것...

어린 아이들에게 술 전시장을 보여주는 것이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

어떤 취지로 데리고 왔을까? ㅋ

술에 대한 여러 정보가 있었다.

무슨 화학식, 화학 반응 등 진부한 이야기들도 꽤 있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원숭이 이야기이다.

원숭이들이 과일을 모아와서 발효 조건이 맞는 저장공간에 과일들을 저장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잘 숙성된 것을 나눠 먹고 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주 옛날에 지금처럼 발효기술이 없었을 때는 침을 이용해서 발효했다고 한다.... ㄷㄷㄷㄷ

발효시키려는 재료를 씹어서 발효시키는 곳에 섞었다는...

그래서 이렇게 만든 술을 chewed liquor 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엄청 현명하지만.. 어떻게 보면 약간 더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ㅎㅎ

이건 과실주 숙성 과정.

와인잔을 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전문가는 아래쪽 둥근 받침 부분을 든다고 하는데.. 

앞으로 와인 마실 때 있어 보이려면 따라해보시길.. ㅋㅋ

대문 여러 지역의 대표적인 술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병들의 모습이 제각각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수수하면서도 오래된.. 고즈넉한 느낌을 내는 술병들.

중국스러움을 한껏 뽐내는 뚱땡이 술병들.

같은 병 모양이라도 그려져 있는 인물들의 모양이 다 다르다.

우리나라의 "뿌까" 를 떠올리게 하는 술병들..

재미있긴 하지만 술맛은 없을 것 만 같다.

모형으로 술을 만드는 과정도 설명되어 있었다.

밥을 먼저 찌고

건조 시킨다.

발효 재료들을 섞어준다.

으깨고 발효시킨다.

으깨고 적당히 발효된 녀석들을 나무 상자에 넣고 기다린다.

요렇게 술이 완성된다고 하는데.. 신기하기만 하다.

쌀지게 체험도 한번 해본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이렇게 된다는 것도 보여준다.

정말 알 수 없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진지하지 않은 것이 맘에 든다.

발자국에 숫자가 써 있는데.. 술 취하면 문워크보다 어려운 워킹을 시전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주무시면 입 돌아가요~

구토하시는 분도 있다.

문화특구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소재의 술 전시관.

그러나 재미있었다.

내일은 정말 너무나도 재미있는 신흥 작가들의 컬렉션이 있는 곳을 구경하니

기대하시라~

다음 이야기 : [대만] 타이중 예술특구 #2 - 은근 짱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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