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맛집] 우즈벡 음식 - 사마리칸트에서 양배추 고기쌈 먹음

[동대문 맛집] 우즈벡 음식 - 사마리칸트에서 양배추 고기쌈 먹음

오랜만에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서 동대문의 우즈베키스탄 식당으로 향했다.

동대문의 소위 "러시아 골목" 이라고 불리는 곳에 진입하면, 여러 개의 우즈벡 음식점들이 있어서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된다.

듣기로는 "사마리칸트" 라는 이름을 가진 음식점들은 결국 형제가게라고 하는데..

그래도 왠지 이집이 더 음식을 잘 할 것 같고.. 뭐 이런 기분으로 식당을 더 잘 골라야 한다는 나름의 "너무 많은 생각" 때문이랄까?

오늘은 좁은 골목에 위치한 "사마리칸트" 로 들어간다.

그리고 오늘은 "양배추 고기 말이" 를 주문해본다.

키릴 문자를 읽어보면 "Голубцы 골룹쉬" 이다.

영어로는 Golubtsy 라고 쓰여 있다.

유럽과 서아시아 농부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요리라 한다.

이 녀석을 주문하기 꺼려졌던 이유는... 그래도 만원이나 하는 메뉴인데.. 

사진처럼 부실해보이는 양배추 양만 엄청 많은 고기 조금 든 "녀석" 이 두덩어리가 띡 나오고 끝일까봐여서였다.

그래서 고민했지만, 이 녀석 맛이 참 궁금해서 그냥 고고 한다!

먼저 고려 김치라고 불리는, 당근 김치가 서빙된다.

젓갈 향이 살짝 나며, 새콤하고,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어 살짝 매콤한 맛도 난다.

절여져서 딱딱하지 않고 살짝 사각거리는 식감이 나쁘지 않다.

그리고 기다리면서 먹을 수 있는 빵 부스러기.. (크루통이라고 불러도 되려나) 를 주워먹는다.

이 녀석은 자리마다 있는데, 그냥 주워먹으면 된다.

약간 향신료 맛이 나는 빵 조각인데.. 이 녀석 이가 약한 사람은 조심해 먹어야 한다. 엄청 딱딱하다.

그리고 서빙된 "골룹쉬!".

우선 비쥬얼은 메뉴에 있는 사진이랑은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스프에 한참 잠겨져 있다.

처음에는 잘못 나온 건 아닐까 살짝 의심이 될 정도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꽤나 푸짐한 구성에 맘이 놓였다.

가까이 보면, 토마토인지 파푸리카인지 알 수 없는 녀석이 위쪽에 잔뜩 찌부러져 있고,

사우어 소스로 추정되는 하얀 녀석이 잔뜩 뿌려진 것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쪽에 가라앉아 있던.. 양배추 고기말이 두 덩이중 한 덩어리를 잘라 보았다.

흰 색은 찹쌀 느낌의 것이다.

고기와 찹쌀, 기름이 적절히 섞여있어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가 맛나다.

양배추에 쌓여 있는데, 양배추의 단맛이 너무 강하긴 했지만, 맛의 조합은 꽤 괜찮다.

국물은 고소한 맛과 단 맛을 낸다.

사우어 소스로 추정되는 흰색 녀석은 사우어 소스도 있고, 코코넛 밀크도 있는 것 같았다.

코코넛 밀크의 독창적인 단맛과 고소한 맛을 느꼈다. 그리고 고기 자체의 고소한 맛도..

그리고 단맛의 정체는 설탕이라기 보다는 양배추에서 나오는 단맛처럼 느껴진다.

생각보다 단맛이 강했지만, 설탕 단맛의 느낌이 아니라 거부감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국물까지 다 먹을 정도로 고숩고 맛나다.

이 정도로 만원이라면 조금 실망스러울 뻔했는데...

숨어있던 보석 하나를 찾았다.

잔뜩 찌부러져 있던 녀석은 파푸리카였는데, 그 안에도 찹쌀과 버무려진 고기가 있었다.

이 녀석을 발견하자 만원이 아깝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우즈벡 음식 중에 독틈함 측면을 떠나 맛과 가성비 측면에서만으로도 추천할 만한 음식이라고 생각된다.

"골룹쉬!!" 다음에 친구를 데려가서 먹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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