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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놀이터/맛있는 음식들

[대전/한남대/맛집] 말 그대로 신이 내려준 막창을 파는 "신이 내려준 생막창"

by 돼지왕 왕돼지 201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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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전을 내려와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소셜 커머스 사이트를 통해서 한남대 근처에 생막창을 파는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방문했습니다. 이름은 거창하게도 "신이 내려준 생막창" 무슨 자신감으로 신이 내려줬다고 하는지 더욱 궁금해져서 쿠폰을 구매하여 원정을 떠납니다.


 [확대, 축소, 이동 가능한 실제 지도]


위치는 한남대생, 신학대학생, 홍도동 주민이 아니라면 찾아가기가 수월치는 않습니다. 한남대 대학로에 위치하고는 있지만, 큰 길가가 아닌 살짝 골목 안쪽으로 들어온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도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없다면 찾아가기가 어렵습니다. 한남대생, 신학대학생, 신학대학생, 홍도동 주민이 아니라면, 배고프기 전에 미리 원정을 떠나실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신(神) 이 내린 생막창 집은 "도네누" 고깃집 2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간판이 살짝 오래된 느낌 혹은 중국의 느낌을 받습니다. 사실 쿠폰을 구매할 때도 간판을 보고서는 살짝 불안한 감은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는 다음과 같은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있습니다. "막창의 좋은점" 이라는 제목으로 막창의 장점을 소개하고, 돼지의 그림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있습니다만.......... 만....... 너무 지저분합니다. 2층 올라가는 계단을 들어서면서부터 화장실 나프탈렌 + 비린내 + 찌린내가 진동을 했습니다. 1층 화장실은 1층에 가게를 두고 있는 "도네누" 고깃집의 전용 화장실인 것으로 보였는데... 그래서 '2층을 가면 괜찮겠지.." 싶은 마음을 가지고 2층을 가는데.. 계단 복도 청소는 전혀 되어 있지 않고, 2층을 가서도 그 찌린내를 동반한 화장실 냄새가 가시질 않았습니다.

2층 가게 입구에 도달하기 전에 어머니를 모시고 간 저는 의견을 물었습니다..

: 어머니.. 너무 그런데.. 딴 거 먹으러 갈까요?? 쿠폰 환불도 돼요.
어머니 : ( 머뭇머뭇 )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들어가나 보자... (머뭇머뭇) 음....
: 네..... 


이렇게 머뭇거리며 우선 속는셈 치고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들어가는 순간 놀랐습니다.. 막창집인데 테이블당 환풍기가 없어서 식당 안이 연기로 가~~득 차 있는데다가 당연히 냄새도 엄청나게 납니다.. 게다가 입구에서부터 실내 인테리어는 80년대 다방 분위기를 자아내는 특이한 분위기입니다..


먹은 위치에서 찍은 가게 내부인데, 대충 저렇습니다.. 의자도 그렇고, 벽에 이상한 야한 그림도 있어서 연인이 온다면 매우 민망할 것 같은 그림도 있습니다. 정말...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나중 평가에서 어떻게 점수를 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와 어머니는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다시 시작합니다.

: ㅎㅎㅎ ( 헛웃음 ) 어머니.. 딴 데 가도 상관없어요. 이 주변에 먹을 것도 많고, 쿠폰도 환불 되요.
어머니 : ㅎㅎㅎ ( 헛웃음 )
: 어떻게 할까요? ㅎㅎㅎ ( 헛웃음 )
어머니 : ㅎㅎㅎ ( 헛웃음 ) 그래도 왔는데 먹어보자. 생막창이라 맛있다며?
: 네. 다른 사람 평가에도 분위기나 다 별론데 맛은 있다네요?
어머니 : ㅎㅎㅎ ( 헛웃음 ) 시켜바 그냥.. 


우리는 무슨 실험정신 또는 탐험대라도 된 심정으로 터져나오는 헛웃음 주체하지 못한 체 주문을 했습니다. 사장님이 오셨을 때는 기분이 나쁠까봐 헛웃음을 참아야 해서 힘들었습니다.

주문은 생막창 3인분과 맥주를 하였습니다.
생막창은 1인분에 7,000원이며 국내산 200g 생(얼리지 않은) 녀석이라고 합니다.
맥주는 3,000원입니다. 카스로 선택했습니다.

특이하게도 한쪽에는 저런 야한 그림을 가지고 있는데, 한쪽에는 십자수로 신랑 신부를 수 놓는 녀석도 걸려 있더군요.. 알수 없는 인테리어 컨셉이었습니다.


한쪽벽은 또 다시 특이한 인테리어가 나옵니다. 보면 무슨 날개 이벤트라는 것도 하는 모양인데, 분위기가 너무 이상해서 글씨를 읽어볼 엄두도, 하고 싶은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놀라운 녀석 하나 발견... 맛고기 1인분에 1000원.... 대체 맛고기란 녀석 정체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진 어머니는... 막창을 섭취하신 후 배가 완전히 차지 않으시자, 맛고기를 도전하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적극 말렸구요.... ㅎㅎ 


기본반찬은 너무 허술합니다. 단무지 4~5조각, 싱싱하지 않은 부추무침, 다 끓어 넘쳐 뚝배기에는 반도 남지 않은 국물이 대부분인 계란찜이 전부입니다. 계란찜은 얼마 들지도 않은 녀석이.. 조미료 맛만은 풍성하더군요 으억.. 아, 물론 밑반찬(?)으로 막장도 있습니다만 뭔가 되게 묽었습니다. 막창도 3인분 600g 이라기에는 양이 너무 적더군요.. 이건 정말 많아봐야 500g 임이 분명하다고 속으로 생각해봅니다. ( 제가 무게 감각이 없긴 합니다만... )


사장님은 살짝 툭툭 던지듯이 말씀하시고, 가끔 반말도 하시지만 그래도 별 신경안 쓰고 듣는다면 친절하신 편에 속합니다. 주기적으로 오셔서 "자르세요", "뒤집으세요", "자 이제 또 뒤집으세요" 등 말씀을 해주십니다. 꼭 필요한 말만 해주십니다. ㅋ 그리고 생막창은 일반막창과 달라서 자주 뒤집으면 맛도 없고 안 좋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한쪽면이 노릇노릇~~ 익을때까지 절대 뒤집지 말라고 하십니다. 때가 되면 사장님이 오셔서

"자 지금이 기회야~ 그레이트 빠이아~~" 를 외쳐 주십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iscrait&logNo=130046046117


( 물론 사장님이 직접 하신말은, "자 지금 뒤집으세요" 뿐입니다. ㅋㅋ )

생막창이라 그런지 정말 뭔가 쫄깃 맛있어 보이긴 합니다. 앞뒤로 한번씩 장시간 노릇노릇하도록 기다린 끝에 자를 기회가 왔습니다. 사장님이 또 저벅저벅 다가오셔서 "자 이제 자르세요." 라고 지시해줍니다. 타이밍이 귀신같습니다. 이 타이밍은 신이 내려주신 것 같습니다. ㅎㅎ


저렇게 막창의 모양으로 잘라준 후에도, 한쪽으로 오랫동안 노릇노릇 익힌 후 뒤집어야 합니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쪽이 노릇해지기 전에 뒤집어선 안 될 것 같은 강박감에 붙들렸습니다. 열심히 열심히 냄새도 빠지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열심히 구운 끝에.. ( 배가 적당히 고플 떄 가세요. 생각보다 굽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 이제 바싹 익었습니다. 드디어 시식...

(사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으나,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더 이상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ㅠ )

맛은... 정말... 신이 내려준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맛있습니다. 제 나이 28세.. 지금까지 먹은 막창 중에 가장 맛있는 막창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막창이라는 명성에 맞게, 녀석 겉은 노릇하게 익어서 엄청나게 바삭하며, 안쪽은 엄청나게 쫄깃쫄깃합니다. 고소한 맛이 씹을수록 쭈욱쭈욱 육즙으로 베어 나옵니다. 막장에 찍어서 부추무침과 싸 먹습니다. 너무나 맛있습니다. 분위기에.. 연기에.. 알 수 없는 압박감에 취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왜 그런 냄새가 났는지 모를 정도로 ( 아니면 이미 후각이 들어올 떄 연기에 마비된 것인지 ) 막창에서 누린내와 잡내가 나지 않습니다. 정말 고소한 냄새와 맛만이 풍겨나올 뿐이죠.

기대감이 적어서 더 맛있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이 내린 막창을 섭취한 후에 "참새집" 이라는 유명한 술집에도 가서 유명하다는 안주 "닭똥집 튀김" 과 "매운 닭발볶음" 을 먹었지만, 그것들도 정말 맛있었지만 그래도 오늘 먹은 것중에 1위는 생막창이었다고 어머니와 저는 입을 모아 말했다지요.

어머님도 처음에는 여러가지로 분위기와 위생상태, 인테리어에 엄청나게 당황하여 헛웃음을 흘리셨지만, 막창 맛을 보신 이후에는 원래 막창 냄새가 있어서 잘 안 먹는데 이집은 누린내도 안 나고 잡내도 안 나서 특히 맛있게 드셨다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계산하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적응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 정말 80년대 다방도.. ) 그래도 맛만은 정말 기똥찼습니다.

돼지왕 왕돼지 자체 평점

위치 : ★
이 부분은 별표를 주기가 좀 애매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근처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이나, 홍도동 주민이라면 찾아가기 쉬울 수 있으나,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찾아가기가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한개를 줄까 두개를 줄까 하다가 그래도 술집거리이기 때문에 ( 유명한 가게 "참새집" 과 가깝기에 ) 2개를 줍니다.

인테리어 및 위생상태 :
이 부분은 별표를 줄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화장실이 너무 더리했으며,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연기가 가득 찼었습니다. 나오는 순간에 옷을 전부 세탁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테이블도 조금은 끈적한 편이었고, 테이블마다 티슈가 세팅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인테리어는 80년대 다방도 이렇지는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정말 줄래야 줄 수 없는 인테리어와 위생상태였습니다. 먹는 것 자체에 대한 위생상태는 양호한 편이었습니다만.. 부추의 신선도 상태를 보았을 때 다른 것들도 그~~~렇게까지 신선한 것이라고는...

맛 : 
맛만은 정말 인정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밑반찬도 단무지와 부추(정구지), 그리고 허술한 계란찜이 전부였지만, 그리고 밑반찬들은 맛이 별로였지만, 막창맛만큼은 지금까지 먹어본 막창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겉은 바삭, 안은 쫄깃 그리고 구수한 기름? 육즙? 이 쭈욱~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을지는 모르겠으나 맛만은 확실히 인정하는 바입니다. 다른 곳 생막창도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친절도: 
다른 후기에 비하면 사장님의 친절도는 매우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막장에 고추를 많이 넣어서 리필과 부추무침을 리필 주문했는데 아무 군말 없이 푸짐히 가져다 주십니다. 그리고 돌아다니시며, "자 이제 뒤집으세요", "자 이제 자르세요" 등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말씀해주십니다. 그리고 처음에 술 시킬 때 "생막걸리" 가 말통 막걸리인지 아니면 우국생 같은 병막걸리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막걸리의 특성까지 설명해주시며 성심성의를 다 해주시더군요. 계산할때도 쿠폰이라도 차별하는 것도 없이, "맛있게 드셨세요?" 라고 말까지 걸어주시더라구요.. 정말 푸근하구나~ 이런 면은 아니었어도, 정말 성실하시고 열심히 하시는구나~ 하는 느낌은 많이 받았습니다.

총평 : ★ ( 2.5 )  
2.5점을 반올림하여 3점이 되었습니다.( 쫌 애매합니다만.. ) 위생과 인테리어에서 0점을 맞았음에도, 맛으로 점수를 극복하네요. 이 가게는 위생과 인테리어가 안 좋은 만큼, 정말 절친, 그리고 맛집을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면 방문하는 것을 비추해드립니다. 특히나 어르신을 모시고 간다면.. 정말 점수를 잃기 쉽상인 곳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맛집을 좋아하시고, 저를 많이 믿으시며, 워낙 배고픈데다, 모험정신도 있으셨기에 가능했지만... 보통의 어머님 아버님이었다면 입구부터 발길을 돌리셨을 것입니다. 저도 다음에 만~약에 다시 찾아갈 일이 있다면.. 정말 절친만 혹은 맛집을 좋아하는 사람만 모시고 갈 예정입니다. 맛만큼은 보장하는데 그때도 생막창이 이 맛이어야 할텐데 말이죠~ 맛을 지켜주세요 사장님~ 인테리어는 돈 좀 버신 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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