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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돼지왕 왕돼지 이야기 (일기, 단상)

[2012.10.23] 나의 인생은 오후 7시부터..

by 돼지왕 왕돼지 201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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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3 오늘은 서기 2012번째 연도의, 10번째 달 中 23번째 날이다.

오늘은 내 친구 이상민의 생일이고,

 
오늘은 내가 스타벅스로 노트북을 들고 도망온 날이다. 

오늘은 내가 스타벅스 남부터미널점에 생애 최초 방문한 날이고, 씩씩한 매장 누나를 최초로 만난 날이기도 하다.

 
오늘은 일을 마친 후 머리가 너무 아팠다. 이마에서 따땃한 열이 낫다.

나는 사장과 디자이너가 퇴근하지 않은, 그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홀로 "다른 공간" 에 있는 침대에 누워 이미에 손을 얹고 잠을 청한다. 나의 부끄러운(왜?) 발이 조금 이불 사이로 삐져 나왔는데 디자이너가 화장실을 간다. 내 침대는 화장실 바로 옆이다. ( 생각해보니 엄청 이상한 구조잖아..? ) 나는 수줍어 하며 삐저나갔던 한쪽 발을 디자이너가 화장실을 들어가는 순간 쏙 숨긴다.

너무 머리가 아픈 나머지, 그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희미해져가며 잠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친구 "끄끄" 의 전화에 잠이 깬다..
나에게 또 맛있는 것을 해주고 싶다는 좋은 친구 끄끄.. 조만간 맛있는 걸 먹을 것만 같다. ㅎ
짧은 통화를 끝내고, 나는 집에 누군가가 남아있는지. 귀로 살핀다.

아직 사장은 퇴근하지 않았다. 나는 이마를 다시 짚어본다.
살짝 미열이 있는데, 씻으면 조금 깨운해 질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명.. 공짜 목욕탕으로 향한다. 이 목욕탕은 온도가 특이한 탕들의 집합소인데.. 가장 뜨거운 물은 다른 온천의 온탕과 열탕 사이의 온도이고, 미지근한 물이 있고, 시원한 물이 있고, 차갑기 직전의 물이 있다.
요금 절감차원인지, 컨셉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나에게 스트레스만 주지 않으면 환경에 잘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벌써 잘 활용한다.

미지근한 물에서 간단한 요가자세를 취해 승모근도 풀어주고, 허리도 스트레칭 해준다.
한결 개운해졌다.
회사에서만 나가면, 그리고 덧붙여 목욕까지 하면 이제 식욕이 조금씩 돋는다.

미지근한 물에서 복부 스트레칭을 하는데, 구르륵 정확하게 위에서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으로 내려가는 음식물이 느껴진다.. 점심때 먹은 것이 드디어 내려간다....... 음.... 그러면서 살짝 생각에 잠겼다.

독자 중 예리한 사람은 느꼈겠지만... 나의 오늘의 일상 글은 회사의 일과가 끝난 후부터 시작한다.
그게 "나의 오늘" 의 시작인 것이다.. 하지만, 물 속에서 혼자서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 같았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오늘은 바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고 싶던 오늘인데..
나는 이 오늘을 너무나도 재미없게 소비했다.

저녁 7시부터가 하루의 시작이라니.... 이건 반성해야 한다..
사실 나 "돼지왕왕돼지" 의 진짜 모습은 "집시" 에 가까운데.. 자유롭고.. 독특하고.. 생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여행을 사랑하고,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고.. 소소하게 돈 버는 것(부업)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면 확실히 하고 싶어하고.. 원리를 이해하고 싶어하고.. 남들보다 조금 더 알고 싶어하고.. 내 삶의 주인이 나임을 인지하고.. 남을 신경쓰기 보다는 내가 행복한 방향을 추구하는 그런 사람인데..

요즘 나의 모습에서는 이 모든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간혹 오후 7시 이후로 내 모습의 일부를 찾을 수 있긴 하다.. )


 철학자 어떤 아저씨가 말했다.
철학 필로조피 = 필로스 + 조포스 라고, 필로스는 사랑이고, 조포스는 알다. 라고.. 그래서 사랑해야만 그것을 진정으로 알려고 하고알게 된다고.. 이 이론에 100% 공감하는 바이지만, 한 가지 더하면, 이 필로스 + 조포스가 가장 먼저 적용되야 하는 타겟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 자기 자신을 사랑하여 자기 자신을 알아가려고 하고, 자기 자신을 알아야만, 다른 것도 사랑하고 알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모르는데 자기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 턱이 있는가?

글을 작성하면서.. 사색이 길면 궤변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떨칠 수는 없지만... 결론은 이거다...
하루를 정말 의미있게 살자.. 내 하루가 오후 7시 부터가 아니라 일어나는 순간부터가 내 하루가 되게 하자..
내 모습을 찾아가자..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해야만, 다른 것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절대 남에게 보이는 모습에 대해 신경 쓰지 말자. 솔찍하자. 그냥 내 모습이자.
그냥 내 모습을 사랑하자. 가식을 없애자. 그냥 내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사랑하자.


그러자. 조용히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
내 영문이름이 왜 Akson 인가? 악손 + Action = Akson 아닌가?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의 방식으로 Action 해보자, 그 결과가 악손이면 어떠리?
이런 나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줄 사람이 난 이다지도 많은걸.. ㅠ ( 기쁨의 눈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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