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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돼지왕 왕돼지 이야기 (일기, 단상)

쿠폰의 딜레마에 빠지다.

by 돼지왕 왕돼지 201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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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스타벅스에 오는 날은 이렇게 일기 형식의 일상을 기록하게 된다.
오늘은 쿠폰의 딜레마에 빠져 "결국은" 스타벅스를 찾게 되었다.
이전에 친구가 선물해준 스타벅스 다이어리에는 한잔을 마시면 한잔은 공짜로 같은 것을 제공해주는 그런 쿠폰이 3매 들어있었다. 그것의 유효기간은 바로 오늘 2012년 10월 31일... 으흐흐... 그리고 그 쿠폰 중 하나가 남아 있었다.

혼자 가서 두 잔을 마시는 것은 너무나 해괴하게 생각되어 사람을 몰색했다.
모두가 바쁘다. 누구는 네비게이션이 어쩌구 헛소리를 해싸쿠, 누구는 다른 지역에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누구는 학교를 가고, 누구는 친구를 만나고, 누구는 퇴직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제각각 사정이 있다. 즉흥적으로 약속잡기 좋아하는 나에게 최악의 날 중 하나리라.

결국 "나 혼자 스타벅스에 가야하나?" 라는 질문에 나는 섣불리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왜냐? 우선 그 쿠폰은 내가 돈 주고 산 것이 아니다. 결국 공짜 쿠폰이라는 얘기로 버려도 나는 손해 보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하지만, 그건 옳지 않은 이야기가 아니다. 왜냐면, 그 친구가 나에게 다이어리를 사줄 때는 다이어리 값에 이 쿠폰의 가격이 포함되어 있을 터.. 그럼 결국에는 공짜가 아니라는 얘기로 써야 한다. 하지만 쿠폰의 조건은 1+1 이다. 즉 1을 구매해야만 1이 따라오는 것이다. 그럼 나는 쓸 데 없는 지출을 하게 되는 격이다. 쿠폰을 안 쓰면 친구의 돈은 나가고 스타벅스는 추가적으로 돈을 못 벌지만, 내가 가서 쿠폰을 사용하면 어찌되었건 스타벅스는 커피 한잔값은 벌게 되고, 나와 친구는 각각 돈을 내는 격이리라.. 또, 혼자서 2잔을 먹는 것은 또 그림이 이상하다. 이런 무조건 1+1은 비싼 것을 먹어야 그 효용성이 높아지는 편인데, 그렇다고 내가 녹차 프라프치노 벤티 사이즈 같은 것을 하루만에 혼자 다 먹을 것이라곤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만약에 가더라도 배가 부르지 않는 것들을 먹어야 하는데, 그것들은 보통 저가이다. 예를 들면 오늘의 커피나 아메리카노 같은... 그럼 이 추운 날씨에 피곤함을 느끼는데 스타벅스를 가는데 소요하는 나의 육체적 비용은 커피와 바꿀 만한 것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가서 들어오는 연인에게 이 쿠폰을 줄까? 그러기엔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연인이 거부하면 마음의 상처도 될 것이고.. 맘이 복잡하다.

결국은 집에 있으면 늘어져서 그냥 잘 것만 같고, 쌉쌀한 아메리카노의 맛이 상상만으로도 나의 혀를 자극했기에 나는 이 큼직한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로 향했다. 결국 나는 아메리카노를 두 잔 시켜, 한잔은 컴퓨터 옆에 두고 마시고, 한 잔은 노트북 뒤에 가려놨다. 집에 가서 데워먹어야 겠다.

이 스타벅스에 가냐 마냐에 대한 생각과 갈등으로 왔다갔다함으로서 보낸 뇌의 에너지 소비와 왔다갔다한 시간이 이 커피 값으로 환산한다면... 이 커피 두잔 먹는 것이 거기에 한 잔 값 3,900원을 지불한 것이 분명 손해이지만, 손해라고 느끼지 않도록 지금부터 열심히 블로그 정리도 하고, 멍도 때리며 사색에도 잠겨보고 해야겠다. 자자~ 달리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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