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이날따라 엄뉘가 소고기 무한리필이 드시고 싶다고 하신다.
과거의 경험을 빗대어 봤을 때,
암만 좋은 소고기 무한리필집이더라도 제대로 된 소고기 맛을 아는 엄뉘에게는 실망일 것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엄뉘는 "엄마 친구" 이야기를 꺼내며 계속 가보고 싶어하셨다.
"엄마 친구는 어디 어디 있는 어디를 갔는데, 괜찮았다는데?"
나는 불안한 마음을 품은 채로 대전에서 소고기 무한리필 집을 검색해본다.
엄마 친구가 말씀해주신 가게는 송촌동쪽에 있어서 너무 멀었으므로..
블로그의 리뷰들을 종합하여 그나마 가까우면서 평이 좋은 오류동의 생고기 연구소로 향한다.
그나마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간 이유는 바로 "최상급" 이라는 워딩을 간판에 넣었기 때문이랄까?
부위가 이상하더라도, 무슨 기준으로 최상급을 판단하는지는 몰라도..
여튼 "최상급" 이라는 워딩을 간판에 적는다는 것은 쨌든 뭔가 자신이 있는 것이렸다.
소고기 무한리필의 경우 1인 20,500원이다.
1++, 1+ 소고기라고 써있고, 부위는 갈비살 꽃등심, 꽃갈비살, 부채살, 우삼겹이 제공된다고 한다.
그리고 된장찌개, 컵라면도 이용해줄 수 있고,
무한리필 이용시 제주도 현무암 스톤 고급 스테이크를 1회 제공해준다고 한다.
그 외 무한리필과 단품 메뉴들도 있지만 우리는 무한리필 소고기를 선택한다.
일단 불판 세팅부터 불안했다.
이전에 갔던 그나마 숯불 직화로 구워먹는 "무쏘" 조차도 별로였는데..
이런 형태의 판이었고, 판 조차도 닳을데로 닳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보통 첫고기는 그래도 꽤 좋은 등급이 나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퀄리티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집은 처음부터 보통등급이 나오고, 계속 보통등급의 퀄리티로 나왔다.
정말 많이 리필해먹는 입장에서는 보통등급이 계속 나오는게 이득일 수 있지만,
그렇게 많이는 못 먹는 입장에서는 첫 판이라도 고급지게 나오는게 좋은데..
우리는 후자쪽이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판이 안 좋다보니 고기가 아름답게 익지도 않고,
어디가 최상급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소고기들은
소고기 특유의 풍미나 맛을 내지 않고 그냥 고기 식감과 '나 고기 맞소' 라는 느낌의 맛만 냈다.
그나마 이 녀석이 어머니 입맛에는 괜찮았는데,
이 녀석은 조금 부드럽고 스테이크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두께로 나왔다.
어머니는 배가 고프다며 소고기 무한리필을 노래 부르시더니..
소고기 몇 점 맛보더니 나라 잃은 사람의 표정이 되서는 계속 헛웃음만 지으셨다...
그리고 나는 돈 아까워서 그냥 단백질 보충 느낌으로 열심히 리필 시켜 먹었고,
어머니는 그런 나를 보며 "맛있냐?" 를 물으셨다. ㅋㅋㅋㅋㅋㅋ
엄니 제가 맛있어서 먹겠어요? 돈 아까워서 먹지 ㅋㅋㅋ
최종 평은...
"최고급" 은 누가 정한 걸까?
소고기는 '나 고기 맞소' 맛만 나는 그런 맛...
판도 너무 닳아 있었고..
돈 아까웠고...
재방문 의사는 당연히 없고...
그~나마 스톤 스테이크? 만 조금 먹을만!
끝!!!
'음식 놀이터 > 그저그런 음식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혜화] 계경 순대국 - "추천" 정식 메뉴에 속았네, 손절했어요.. (0) | 2020.11.02 |
---|---|
[대학로 맛집] 돈돈정 - 나는 일본 가정식 파는 집들이 대부분 그닥... (0) | 2020.10.13 |
[종로] 호텔 아트리움 조식 - 친구덕에 이것저것 해보네유. (0) | 2020.09.05 |
[대학로 맛집] 육수당 - 이번엔 수육국밥을 먹었는데 그냥 그렇네.. (0) | 2020.09.01 |
[무교동 맛집] 신가원 설렁탕 - 으음.. 생각보다 별로였어.. (0) | 2020.08.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