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수제버거가 가성비가 안 좋다고 생각해서 애용하지 않는다.
제대로 만든 수제버거라면 모르겠는데..
내가 접한 수제버거들은 이름만 수제버거라는 이름을 달고, 허접한 패티와 함께 대충 조립한 샌드위치 수준의 버거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딱히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가 맛있게 먹은 가게가 있다며 수차례 이야기하길래 속는셈 치고 한번 가보기로 했다.
가게 이름은 길버트 버거 앤 프라이즈.
이태원 클라스의 촬영지였던 '단밤'의 뒤쪽에 있다. (방문 당시에는 '탄밤' 이라는 이름으로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메뉴는 위와 같다.
기본적으로 패티 사이즈 140g 과 200g 중 선택할 수 있고, 2000원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번 위에 깨가 엄청 많은 것과 흥건한 소스와 함께 번들거리는 속재료들이 벌써부터 미국 냄새를 풍긴다.
친구는 먼저 선수쳐서 '길버트 버거 200g' (13000원) 를 픽했다.
친구가 저 녀석을 선택 안 했으면, 시그니처 버거로 보이는 저 녀석을 선택하려 했는데... 선수를 빼았겨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1번에 배치된 메뉴도 나름 시그니처라는 의미로 다가오고,
기본이라는 이름을 가진 '더 클래식' 이라는 녀석도 당겨서 고민하고 있으니.. 친구가 '더 클래식' 으로 정해주었다.
그래서 나의 메뉴는 '더 클래식 200g' 10500원.
앞서 얘기했다시피 이런 수제버거들에 대해 가성비가 안 좋다고 생각해왔던 나인데..
요즘 버거킹의 프리미엄 버거들이 1만원쯤을 하는 것을 보면..
맛 보기 전부터.. '이제는 수제버거들의 가성비가 나쁘지는 않구나' 라고 생각했다.
미국 냄새 물씬 나는 사이드 메뉴들도 팔고 있지만, 우리는 버거만 먹기로 한다.
나중에 맥주가 엄청 당길 때는 사이드와 함께 맥주 하나 주문하면 좋을 것 같다.
음료들.
야외에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운치를 더해주었고, 음악들이 흥을 더해주었다.
촘촘히 박힌 꺠들과 초록, 빨강, 노랑의 비비드한 색상이 기분을 좋게 해준다.
친구의 길버트 버거.
쇠고기 패티, 아메리칸 치즈, 적양파, 토마토, 로메인 상추, 베이컨, 계란 프라이, 홈메이드 소스.
나의 더 클래식 버거.
쇠고기 패티, 아메리칸 치즈, 토마토, 로메인 상추, 홈메이드 소스.
길버트 버거 대비 적양파, 베이컨, 계란 후라이가 빠진 녀석이다.
더 클래식 버거의 미디엄 정도로 구워진 육즙이 흐르는 패티.
그리고 길버트 버거의 단면.
맛의 한 줄 소감은 패티가 정말 맛있다는 것!!
이 정도 패티는 되어야 수제버거라고 부를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드는 버거였다.
나머지 재료들도 정말 신선하고, 번도 너무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프렌차이즈 패스트 푸드 버거를 먹을 때,
구운 소고기 패티들의 맛이 별로라, 맘스터치나 KFC 등의 튀긴 치킨 패티류를 좋아하는데..
길버트 버거를 먹어보니 소고기 구운 패티도 참 맛있구나를 깨달았다.
수제 버거의 편견을 깨준 맛있는 길버트 버거.
다음에 이태원 가면 또 먹어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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