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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4일에 쓰는 2013년 2월 22일의 여행시작.
드디어 총 91일에 달하는 여행을 시작한다.
사실 지난번 회사를 그만두면서 나는 내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충족시키고 싶었으나..
자식의 안정된 삶을 바라시는 아버지의 등살에 밀렸다는 핑계로..
급하게 한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나와 잘 맞지 않는 회사의 방향과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며
여행에 대한 갈증을 넘어 이제는 thirsty to die 지경에 이르게 된다.
결국 1월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준비를 시작하게 되었고,
목적지는 원래부터 인도!
여행의 동반자는 나의 오랜 여행 동반자 유 여사. 나의 어머니.
그리고, 인도로 여행지를 정한 후 들려오는
여대생 성폭생 사건들..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사고들..
인도에 대한 다큐맨터리와 여행기들을 볼수록 더러워 죽겠다는 생각.
인도에 가면 폭설(?)로 고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행의 동반자 노모 유여사는 인도 가는 것을
두려워 하며 하루에도 몇번씩 목적지가 꼭 인도여야 하느냐고 물으셨다.
인도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듣고 볼 때면 인도를 가자! 라고 밝은 표정으로..
그리고 인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볼 때면 꼭 인도를 가야 하는가 하는 걱정섞인 표정으로..
사실 우리 인도 여행의 큰 모티브는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 라는 책 때문..
그 곳에서는 인도의 에피소드들을 나름 다 유쾌하게 그려냈으며,
많은 가르침을 동반하여 표현하였기에 우리가 인도를 우습게 여기도록 부추겼다.
사실 이 여행은
나에게 마지막 배낭여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더 이상 반항하지 않고 원하는 대기업에 취직할까도 생각하니깐.. 아니면 어느정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으니깐..
그리고 나의 어머니에게도 마지막 배낭여행이 될 수도 있다.
그녀는 free 하지만, 이제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깐..
배낭여행자들의 저렴한 숙소와 저렴한 스낵들과 고된 뚜벅이 생활을
이제는 노파가 되어버려 버틸 수 없으니깐..
이렇게 서로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마지막 배낭여행이 시작된다.
사실 여행 시작부터 우리는 많이 두렵다.
먼저 여행기간이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3개월이라는 장기간이며,
대상국가가 무법지대로도 알려져있는 인도이며,
중간에 체류하는 국가들을 포함하면 총 9개국이기 떄문
( 홍콩, 마카오, 인도, 네팔, 몰디브,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
그렇기에 환전문제부터 비자문제.
교통 이동문제 등 많은 것들이 걸린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의 보호자가 또 되어야 하니깐..
그치만, 이 무모할 수 있는 여행은 떠나야만 한다.
왜냐면 나는 여행이라는 것에 목말라 죽을 지경이니깐..
내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놓아 버리는 것.
뭔가 인도에서 사기에 당하고, 사람들의 시선에 지치고,
어머니와의 갈등이 생기고, 감기 등의 질병이나 체력적 문제에 부딪히고 한다면..
어느 순간 내가 모든 걸 내려놓고 burn out 상태가 될까봐.
그럼 한국어만 유창하게 하시는 한국어 능숙자 어머니께서 그 이국땅에서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버텨낼까...
그런 상상을 하며 내 머릿속은 까맣게 변하기도 한다.
즉.. 결론은 이것.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아야 한다.
불빛 하나 없는, 오직 달빛과 별빛만이 있는 어둠 속에서
억수처럼 내리는 비 속에서 온 몸이 젖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가 되어도.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어머니만은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라면 나 자신을 먼저 지켜야 한다.
이 포기하지 않는 것.. 이것은 이 여행에 있어 나의 하나의 도전이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사실 몇번씩이고 이런 생각이 든다.
'아, 한국이 참 편하고 좋은데.. 일정을 바꿔서 돌아가야 하나..'
하지만, 이런 생각은 또 잠시 후 어떤 하나의 풍경 또는 에피소드로 금방 사라진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이번 여행의 한 가지 도전.
지금까지 여행을 즐기기만 했다면, 이번에는 나와의 싸움도 함께.
자, 각설하고, 이제 떠나자.
지금은 뒷모습을 보여주지만,
곧 내 구릿빛으로 타 이와 눈만 하얗게 보이는 웃는 앞모습을 보여줄께.
3개월 후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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