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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놀이터/인도(India)

2013_03_10 꼴까따

by 돼지왕 왕돼지 201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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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이 제 2도시로 삼아 개발했다는 꼴까따.
나는 그 꼴까따에 큰 기대를 걸고 왔다.
기대가 크면 항상 실망이 큰 법..

가이드북의 오바된 표현으로..
"여기가 가끔 영국인지 인도인지 헷갈리기도.."
라는 식의 표현에 너무 기대를 한 듯 하다.

사실 완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비비디박의 어떤 한 사거리에 가면..
정말 아무생각없이 딱 그 곳에 떨어졌다면..
그곳이 인도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도로와 영국느낌의 건물들과..
영국에서 볼 수 있었던 검은 택시와 비슷한 디자인의
노란 택시들이 돌아다닌다..

하지만, 인도는 역시 인도..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거리에 있는 2개의 슈퍼마켓에서는..
서로 자기네 가기에 오라며 크게 소리치고,
심지어 냉장고 문까지 막 열어보인다.
왜 이렇게 2개의 가게가 한곳에 나란히 영업하는 것일까..?
서로에게 자신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사실은 한 가게? 영업수완의 테스트?

꼴까따의 공기는 너무 안 좋다.
공기탓인지 어머니는 감기에 걸리셔서 목도 아파하시고 콧물도 흐르고 하신다.
이곳에서는 나도 눈이 아프다.
델리에서는 입을 벌리고 오토릭샤를 타면 흙먼지가 아악~ 하고 입으로 들어왔다면..
이곳은 한창 공장 가동중인 대전의 대화동 공단 중심을 지나가는듯 하다.
기침이 끊임없이 나오고, 입술이 끊임없이 발라 각질지며,
물을 마실때면 입 안을 한번 행구지 않으면 떨떠름함을 이겨낼 수가 없어 항상 행군 후 마셔야 한다.

버스에는 창문이 없어 먼지가 그대로 들어오고,
트램도 창문이 없어 먼지가 그대로 들어온다.
택시들은 에어컨이 안에 없는 오래된 택시이기 떄문에 더워서
창문을 열고 주행한다.
( 택시는 가능하면 뒷자석에 앉아라.. 앞좌석은 엔진열로 상당히 덥다. )

공해의 도시 꼴까따.
그 꼴까따에서도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해물커리를 먹을 수 있다는 점.

징그리 커리라 불리는 새우 커리.
새우가 우리 대하보다 2배 이상은 큰 녀석 한마리 떡~ 넣어놓고 120루피나 받는것은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만, 코코넛과 함께 버무려 꽤 고소하고 새우맛도 난다.

또한, 이상하게 다른 지역에서는 취급하지 않던
Mutton 즉 양고기도 취급한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그런 양고기의 진한 깊은 맛이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힌두의 나라에서 이렇게 질겅질겅 먹을 수 있는게 어디 있으랴?
맛있는 양고기..
곧 라자스탄에 가게 되면 양고기 열심히 뜯어주마!!

그리고 혼자서 갔던 라두니 레스토랑의 겨자생선바나나잎찜.
뭐 정식 이름은 따로 있지만, 나는 그냥 쉽게 이렇게 부르련다.
그곳에서는 마쑤미상이라는 33 혹은 34살의 일본인도 만나서
연락처도 교환한다.

그녀는 이곳에 와서 1주일간
죽음을 기다리는 집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놀고 먹기 바쁜 나는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곳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간단하게 돕는 것이 아니라,
빨래, 청소 등을 도와주는 것이다.
나 혼자 왔다면 저렴한 숙소를 잡아서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3~4일정도는 할 수 있었겠지만, 어머니와 왔는데.. 안 그래도 그냥 계셔도 힘들어하시는 이 꼴까따에서
그런 일을 시킬 수 없다.

한가지.. 그런데 일본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걸까?
나는 자주 생각한다.
솔찍히 더 어려운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자국민을 돕는 것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옳을까?
내 경우로 따지면, 한국에도 내가 사는 대전에도 분명 온달의 집과 평강의 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봉사활동 하는 것보다는 인도에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일까?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가는 것이 한국에서 돈이 없어 수술도 못 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걸까?

음... 지금 보니 꼴까따에서의 봉사활동같은 경우는 단순한 육체노동이고,
아프리카 의료봉사의 경우는 전문지식기반의 봉사활동이다.
둘을 비교하면 안 되겠다.
단순 육체노동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전문지식 봉사활동은 같은 지식으로 훨씬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으니..

그럼 다시 질문.. 단순육체노동 봉사활동을 꼭 외국에 와서 하는 이유는 뭘까?
겸사겸사 투어도 할겸 하는 걸까?
아니면 이곳의 가난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느껴보는 것도 한 의의가 있는가?
다음에 마쑤미상을 다시 만나면 한번 물어봐야 겠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사람은 왜 사는가? Why 에 대한 질문..
누가 대답해줄 수 있을까?
사두에게 물어봤어야 하는데...

자 다시.. 꼴까따..
꼴까따는 먹는것이 그나마 한가지 매력.
그리고 이곳에서는 인도에 있는 모든 교통수단이 있다는 것.
배, 트램, 지하철, 택시, 버스, 항공, 오토릭샤, 사이클 릭샤 ( 릭샤꾼은 못 봤고, 짐을 나르는 것만 봤다. ), 그리고 그냥 릭샤.

항상 사이클 릭샤꾼에게 미안해 하시며
오토릭샤보다 더 많은 돈을 주길 바라시는 어머니때문에
인력거 ( 릭샤 ) 를 탈 생각을 못한다.

이곳은 교통이 좋은 곳이지만,
교통편을 이용하기에는 좋은 도시가 아니다.
우선 지하철은 노석이 하나로, 지하철을 찾아 가기가 참 힘들다.

두번째로 버스는 번호가 너무 많고, 어떤 버스가 어디에 서고, 어디로 향하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도 노하우.. 이제는 "깔리 가트! 깔리 가트!" 라고 부르짖고
차장이 타라는 손짓 ( 매우 자신감이 넘쳐야만 한다. ) 을 하면
좋다고 올라탄다.
그리고 차장은 우리가 외국인인것을 알고 배려해주어 내릴 곳이 가까워지면 알려준다.
(사실 내가 내릴 곳 근처가 되면 차장을 열심히 뚫어져라 쳐다보아 부담을 주긴 한다. )
버스가 안 조은 것은 역시나 창문이 없다는 것.

세번째로 트램 역시 번호가 꽤 있고, 어디에 서는지 알 수 없다.
트램은 종을 울리면 그냥 아무데나 세워주는 것도 같다.
트램은 속도가 너무 느리고, 트램라인을 다른 교통편들과 공유하기 떄문에
교통체증이 있는 경우 교통체증도 함께 공유하게 된다.
트램도 빵빵거리며 버스, 자가용, 택시들과 싸운다.
자신의 노선을 차지했다고.. ㅎ
트램역시 내릴 곳이 어딘지 알기 어렵고, 창문도 없다.
승차감도 홍콩의 트램에 비할바가 아니다.

네번째 인력거.
이부분은 앞에서 말한대로 어머니의 약한 마음때문에 안된다.
게다가 타려면 흥정을 해야 하는데..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또 힘든 내색을 신나게 하며 분명히 돈을 더 달라고 할테고.. 최초 흥정가도 택시를 훌쩍 넘길 것 같다..

다섯번째는 택시.
택시는 미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대부분 흥정가를 요구한다.
그 흥정가는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
지하철 한정거장 차이를 가는데도 50을 달라고도, 어수룩해 보이면 100, 200도 달라고 한다.
지금까지 미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택시는 한번뿐이 못 봤다.
왜 이럴까..?

이래서일까? 꼴까따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우리를 보면 사람들이 훨씬 많은 반응을 보인다.
벌써 남인도에 온 것만 같은 느낌..
길을 한번 물을라치면, 가이드북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외국인을 처음 본 듯 우리가 지나가면 "헬로우~" 하며 손을 흔들기에 바쁜 친구들도 눈에 띈다.
그리고 이런 순박함에 이어 외국인에게 100원이라도 더 뜯어먹으려고 미친듯이 가격을 부르는 친구들도 눈에 밟힌다.

그래도 꼴까따에는 은행도 많고.. ( 내가 이용하는 곳은 비록 시티은행 뿐이지만 )
패스트 푸드점도 눈에 가끔 띄고 ( KFC, 맥도날드 등 )
그리고 좀 큰 할인매장도 눈에 띈다.

뭔가 대도시의 느낌도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몰락해가는 도시라는 느낌이 훨씬 강한 꼴까따.
앞으로 꼴까따에 다시 올 일이 있다면, 아마도 오직 해물커리와 해물요리뿐이리라..
(내가 꼴까따의 다른 매력을 모르는 것일까..)

꼴까따에서의 관광지 중에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것은..
북부에 힘들게 찾아갔던 자인교 사원 하나.
하나하나 뜯어보면 매우 조악하기 짝이 없지만,
뭔가 하나의 큰 그림으로 봤을때는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느낌.
사원이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이뻐도 되는가 하는 느낌..

어머니는 지금도 먼지가 너무 싫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아는 먼지 알레르기가 있는 그분은 이곳에 오면 바로 사망할것 같다. ㅎ

여기는 호텔도 조금 이상하다.
먼저 커미션을 타기 위함인지 아쉬람 호텔을 선전하던 한 삐끼 아저씨는
우리가 센터포인트 간다니깐 좋은 곳이라며 우리를 그곳까지 안내하려고 한다.
나는 이런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됐다고 됐다고 하며 다른 방부터 보았고..
결국에는 돌아돌아 센터 포인트로 간다.

센터포인트는 
우리가 체크인할 때, 우리방을 정리중이던 아저씨는 팁을 달라고 방에서 나가지 않으시고..
디스카운트 따윈 없다고 얘기하고,
WIFI 라고 입구에 크게 써 놓고서는 지금까지 선을 누가 훔쳐갔느니 서버 문제라느니 하면서 와이파이도 되지 않는다.
계속 5분 후, 10분 후, 저녁에, 그리고 오늘에 와서는 내일이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내 반드시 체크아웃할때 디스카운트 된 가격으로 체크아웃 하리라. 이새끼들.
그리고 이 녀석들은 그런것에 대해 미안해하지 않고 당당하다.
자기 책임이 아니란 얘기지..

인도의 한가지 또 특색이 확실해진 것은,
방의 주 전원을 밖에서 차단할 수 있다는 것.
방마다 열쇠가 잠겨있으면 전기를 내리는 것 같다.
전기를 아끼는 정신은 좋지만.. 안에 뭐 충전시키고 나가면..
예상을 확 뒤엎을 수 있다..
( 물론 좋은 호텔은 안 그런다. )

자 이제 조금 있다가 나 혼자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공연(?)을 보고 온다.
붉은 성에도 있었고, 다른 큰 성에도 있는 이 공연은 대체 뭐하는 공연일까?
하나를 보면 다 감을 잡을 수 있으리라.
공해가 심해 나가기 싫어하시는 어머니를 뒤로 하고 나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다녀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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