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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놀이터/인도(India)

[인도] 아그라에서는 역시 통가!

by 돼지왕 왕돼지 201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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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라에서는 통가(Tonga)를 타야 한다.

통가는 말이 끄는 작은 마차를 의미하는데, 
타즈마할의 서문에서 아그라 포트 ( 아그라 성 ) 까지 성행리에 운행중이다.
우리는 아그라 성에서부터 타지마할 서문까지 통가를 타고 왔다.

- 아그라 포트와 타지마할 서문에는 이렇게 통가무리가 대기하고 있다. -

아그라 성 앞에는 세 대의 통가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앞에는 수염은 하얗고 피부는 검은 할아버지가
아주 편한 자세로 마차 위에서 말고삐를 붙든체 우리에게 고개로 제스쳐를 한다.

인도는 특이한 것이 고갯짓과 눈짓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가게안을 살짝만 쳐다봐도
그들은 이미 눈빛과 고갯짓으로 말한다.

"헬로 마이 프랜드, 들어와서 보고 가. 싸고 좋은 물건 많아"

길을 지나가다가 뒤에 차가 오는지 보려고 잠시만 고개를 돌려도,
릭샤왈라들은 뛰뛰 거리며 눈빛과 고갯짓으로 말한다.

"헬로 마이 프랜드. 탈래? 어디가니?"
( 인도인에게 호갱님은 모두 친구이다. )
 
그렇게 통가 할아버지도 우리에게 눈빛과 고갯짓으로 말을 한다.

"어이 동양인들 어디갈꺼야? 우선 타고 봐"

통가는 아그라에만 있는 교통수단이라 하고,
사실 특이하고 새로운것을 사랑하는 나는
통가는 한번쯤은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도는 물론이거니와 보통 흥정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경쟁자가 많을 때 확실하다.

때마침 통가 할아버지에게 타지마할 서문까지 가격을 물어보자,
싸이클 릭샤 왈라가 목마른 개가 사막에서 물을 발견한듯
헐레벌떡 길을 건너오며 외
친다.

"헬로우, 마이 사이클 릭샤 베리 굿! 컴 히얼."

그러자, 지나가던 오토릭샤 왈라가 릭샤가
완전 정지하기도 전에 차에서 뛰어내려
달려내려오며 말한다.

"헬로우, 오토 릭샤 뚝뚝 이즈 베리 나이스. 패스트 컴 히얼"
( 오토 릭샤와 뚝뚝은 같은 말이다. )
 
나는 꿋꿋히 통가 바바에게 묻는다.

"How much for two person?"

통가 바바는 경쟁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씰룩이며 이야기한다.

"25 each!"

흐음. 안 되겠는걸?
나는 통가 할아버지가 정신 차리도록(?)
사이클 릭샤왈라에게 가
격을 묻는다.

사이클 릭샤왈라는 개처럼 헉헉거리며
기다렸다는듯이 조금 더 싸게 

"40루피에 모시겠습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릭샤왈라라고 했지만
통가 할아버지보다 더 나이많아보인다.
 
사실 우리는 사이클 릭샤를 탈 생각이 없다.
나도 그렇치만,
특히 여행의 동반자 어머니는
늙은 싸이클릭샤가 끄는 릭샤를 타면 
더 고통스러워 하신다.
체중을 실어 한 바퀴 한 바퀴 끼익 끼익
가까스로 페달을 구를때면,
어머니도 그 힘듦, 고통을 함께하며 윽~윽~ 소리를 함께 내시곤 한다.
그리고는 항상 오토릭샤의 반값이어야 하는 사이클 릭샤꾼에게
항상 오토릭샤의 2배 가격을 쥐어주곤 하신다.
( 내가 이건 허락할 수 없다구! )

사실 이번 가격질문도 퉁가 할아버지와의 흥정을 위한 것.
이번에는 전략적으로 오토릭샤에게도 묻는다.

"하우 머치?"

포기하고 돌아서던 오토릭샤는 눈을 번뜩이며 휙 돌아서서는
 
"40루피! 40루피! 렛츠 고!"

를 외친다.

자, 이제 얼마인지 봤지 퉁가 할아버지?

"할아버지, 우리 말고 딴 사람도 태울 꺼예요? 그럼 싸게 해줘요.
 만약 우리만 갈꺼면 40루피에 가고요"

할아버지는 숫자 말고는 영어를 못 알아들으시는지,
힌디어로 술라술라 하시더니

"피프티 피프티"

를 다시 외치신다.

'아, 흥정은 물 건너갔나? 그냥 빠른 오토릭샤 타고 갈까?'

하던 찰나에 갑자기 10살정도 되보이는
개구진 소년이 맴매용 막대기를 들고 달려온
다.

"헬로우 제페니, 하우 머치 유 페이?"
( 여기서 제페니는 일본인을 말한다. )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그 꼬마에게
나는 속으로 "오호?!" 를 외치며 말한다.

"투 피플 써티"

꼬마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리고 할아버지의 의견도 들을 생각도 없이

"오케이 고고"

를 오치며 우리를 마차에 태웠다.

할아버지는 힌디어로 꼬마에게
그 가격에 태우면 어쩌냐고 말한다.
( 모든 힌디어는 내 추
측이다. )

꼬마는 들은 체도 안 하고 "으랴 으랴!" 를 외치며
맴매 막대기로 말을 후려친다.
말은 깜짝놀라 출발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할아버지와의 흥정을 도와주던 한 인도어른이 와서

"너 이새끼 니 맘대로 그렇게 태우고 출발하면 어떻게 하냐?"

라며 꼬마의 뺨을 후려친다.
( 다른 퉁가 왈라인듯 싶다.
그리고 인도인들은 아이를 신나게 패며 강하게 기르는 듯 싶다.
아이들이 잘못할 때 신나게 패는 것을 자주 봤다... )
 
 
2번의 짝~ 짝~ 소리가 나도록 뺨을 맞고,
머리도 빡~ 빡~ 소리가 나도록 각각 두대씩 
맞은 꼬마는
그래도 뭐가 신나는지, 할아버지에게 힌디어로
 
"할아버지, 그래도 빨리빨리 태우고 하는게 좋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라고 말하며, 애써 아픔을 감추고 씨익 웃는다.

- 내 비싼 선글라스를 선물로 달라는 귀여운 손자꼬마 녀석 -

할아버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과 어깨를 으쓱한다.

할아버지는 아이가 마차를 몰도록 두며 힌디어로 운전방법을 계속 설명한다.
아이는 걱정 붙들어매라며 "으랴으랴" 를 연신 외치며 말을 후드려 팼다.
꼬마 아이인데도 말에게 채찍 후리는 솜씨가 기막히다.
짝~짝~ 소리가 감칠맛 난다고나 할까?

아이는 뒤에서 차가 오던 말던 말 모는 재미가 빠졌고,
할아버지는 아이의 행동이 귀여운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아이의 말 모는 것을 지켜
본다.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 표정 역시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인도의 그 주름진 그윽한 표정을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인도는 차를 타고 가면서도 항상 영업을 받게(?) 되는데, 
아이는 말의 고삐를 어머니께 넘기며 한번 조종해보라고 한다.
힌디어로 신나게 설명하는데 왼쪽을 당기면 말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 줄을 당기면 오른쪽으로 간다는 것 같다.

- 말고삐를 잡아보는 어머니와 통가바바 - 
 
어머니는 줄을 받아 살짝 당겼는데 말이 중앙선을 넘어가려고 한다.
퉁가바바는 줄을 성급히 뺏어 말의 방향을 바로잡는다.
아이의 영업은 여기서부터

"자, 너희들 말 운전도 해봤으니 50루피 오케이?"

나는 단호히 이야기한다.

"노!!"

아이는 약 0.5초간 시무룩해지더니
갑자기 다시 씨욱 웃으며 나에게 고삐를 준다.

"그럼 프리! 한번 운전해봐"

오케이, 나는 말이 중앙선쪽으로 가기에 왼쪽으로 조금 방향을 틀고 싶었다.
그래서 왼쪽 고삐를 살짝 당긴다고 했는데
그것이 말에게는 큰 신호였는지 말이 거의 좌회전을 해버린다.
퉁가바바는 다시 허둥지둥 고삐를 잡아들고 말을 제대로 돌려놓는다.

아이는 신나서 배를 잡고 낄낄낄 웃으며

"어때? 재밌지? 그럼 50루피 오케이?"

나는 다시 한번 단호히 말한다.

"노!!"

아이는 뭐라고 힌디어로 계속
내가 50루피를 지불해야만 하는 이유를 계속 말한다.
하지만, 난 힌디어는 모른다.

"노노노노노. 40 루피!!"

녀석은 낄낄낄 웃으며

"오케이 노 프라블럼. 40 루피!"

를 외치고는 말을 연신 으랴으랴 채찍질한다.

할아버지와 꼬마아이는 서로 옥신각신하며
말을 몰아서 타지마할 서문까지 간다.
할아버지는 그런 손자 꼬마가 귀여운지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퉁가의 뒤에서는 코가 빨간 아저씨와,
조금 모자라 보이는 청년이 자전거를 타고 바짝 쫓아오며 뭐라고 한다.
코가 빨간 아저씨랑 모자라 보이는 청년은 헬로우를 외치며 뒤따라오는데,
할아버지와 꼬마 아이가

"인디안 빠가" 라고 그들을 소개한다.

- 인디안 빠가들 -
 
바보 인도사람을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런듯 했다.
그들은 연신 헤헤거리며 자전거로 쫓아온다.
우리가 신나서 그들에게

"유 인디안 빠가?" 라고 묻자,

자기들끼리 낄낄낄 거리며 좋아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으더니 눈에 대고는

"머니머니 으헤헤"

를 외친다.
엄마와 나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동시에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고,
퉁가바바는 그들에게

"이놈새끼들! 내 손님한테 허튼수작 부리지마!"

라며 힌디어로 그들을 쫓는다.

인디안 빠가들은 퉁가를 앞질러서 앞으로 오더니
또 다시 우헤헤헤 하고 웃으며 지나간다.

할아버지와 손자 꼬마는 또 다시 옥신각신하며 말을 몬다.
다그닥 다그닥 말의 한 스텝 한 스텝에
엉덩이가 들썩들썩하고,
할아버지와 손자의 옥식각신 속에 또 다시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
이 들썩거림속에 우리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듯 했다. 

2km 정도에 이르는 길지 않은 거리였지만,
우리는 이 퉁가를 타면서 쉬지않고 웃었고,
웃음에 취한 탓인지 
들썩이는 엉둥이가 하늘로까지 날아갈 것만 같았다.

- 다그닥 다그닥 달려라 통가여 -

그렇게 한참의 짧은 시간을 지나
( 한참의 짧은 시간이라는 표현이 어찌 이리 정확할까..) 
결국 타지마할 서문에 도착했고, 우리는 아쉽게도 내려야만 했다.
우리에게 큰 웃음을 선물해준 꼬마와 퉁가바바에게 고마워서
최종 흥정은 30으로 탑승했지만
40을 지불하고 5짜리 동전은 꼬마에게 팁으로 주었다.

- 40루피에도 신나하시는 할아버지 -

저녁노을지는 타지마할을 향하는 우리를 뒤로 하고,
퉁가바바는 40루피에 고맙다며
돈에 입맞추고는 그 돈을 들고 계속 손을 흔들었고,
꼬마도 말에서 날뛰며 우리에게 빠이빠이 하였다.

- 통가타고 달려온 저녁의 타지마할. -

2km 달리는 작은 퉁가 한번 타는데도 이렇게 이벤트가 넘쳐나는 인도.
이런 인도를 사랑하지 않을 자가 누가 있더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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