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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인도의 단색이 뭔지 확실히 보여주는
하늘색, 머리에 쓴 스카프와 연두색 바지.
제멋대로 난 이빨.
하지만 금으로 된 팔찌 양팔에 각각 4개씩.
축 늘어진 뱃살.
금과 은 구슬이 하나 하나 차곡차곡 꿰어진 목걸이.
렌즈는 물론 테까지 갈색인 뿔테.
이 인도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진 할머니는
계속해서 발가락 사이가 간지러운지
각질 벗겨내듯 부드득 부드득 밀어댄다.
그러다 다리를 벅벅 긁기도 한다.
손을 쉬지않고 발가락 사이사이와 다리로 왔다갔다 움직인다.
중간중간 혀를 낼림거리는데,
얼굴 자체가 웃는 상이라 정감이 간다.
조드뿌르에서 우다이뿌르로 가는 길은
호수와 돌산이 많아 특이한 경관을 보여준다.
여행객들은 너도나도 금방 지나간 특이한 광경들을 쫓아
고개를 돌려 뒤로 지나간 풍경을 쫓고,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한참 바깥구경을 하는데 어디서 고소한 매운내가 난다.
발가락 사이를 연신 긁적이던 할머니는
그 손으로 짜파티를 찢어 매콤한 고춧기름에 양념한 고사리같은 것을
야무지게, 그리고 맛있게 싸 드신다.
이제는 이런 모습이 더럽다는 생각보다
이러지 않으면 인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냥 이제는 무덤덤하다.
오전 10시밖에 안 되었는데
그 매콤한 냄새에 배가 꼬르륵거린다.
아침에 사두었던 비스킷이라도 한조각 먹을까 하고,
몰래 윗층의 슬리퍼 칸에 올라간 어머니를 찾아 갔지만
가방을 저 멀리 던져주고 단잠을 주무시는 어머니를 깨울 수 없어
빈손으로 돌아온다.
할머니들의 만찬에 군침만 흘린다.
보지 않으면 괜찮겠지 하면서
호수와 돌산이 있는 밖으로 시선을 돌려보지만
그 매콤한 냄새가 코로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체면불구하고
짜파티 한장과 한집게 혹은 두 집게손가락의 나물을
구걸하고 싶을 정도였다.
다행히도 그들의 식사시간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끝났고,
할머니들은 신문지를 냅킨처럼 사용하여 손가락의 고춧기름도 닦아내고,
곧 이어 행주처럼 식기의 고춧기름도 슥삭슥삭 문질러 닦아낸다.
그리고는 쿨하게도 그 신문지를 버스 통로 바닥에 홱 던져버린다.
그리고 그 웃는 인상의 할머니와 함께 앉아 있던
빨간스카프에 비취색 바지를 입은 할머니는
나를 힐끗 처다보더니 맡겨놓은듯
"비어?"
라고 태연하게, 그리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요구한다.
내가 놀라
"비어? 노.."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할머니는 아쉬운듯 한숨을 살짝 폭 쉬시더니 곧 이어
번쩍이는 눈을 가지고 다시 나에게 바디 랭귀지로 말을 건다.
"치익~"
라이터를 켜는 시늉과 함께 말이다.
나는 또 다시 No 를 말할 수 밖에 없었고,
할머니는 또 다시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 눕는다.
이들의 눕는 자세도 웃긴데, 싱글침대에서
같은 방향에 머리를 두고 눕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엊갈려서 서로의 발을 머리 바로 옆에 두고 눕는다.
▲ 그렇게 도착한 아름다운 우다이뿌르. 이곳이 인도라니..
이런 것들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놀라지 않는 내가 가끔은 우수울 때가 있고,
이상하게도 이럴때 가끔은 한국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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