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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놀이터/인도(India)

[인도] 우다이뿌르. 샤워를 하면서..

by 돼지왕 왕돼지 201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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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꾸욱!! 
감사합니다
~♥



조드뿌르에서 아침버스를 타고 우다이뿌르로 왔다.
6시간 걸린다는 버스는 8시간 걸려 우다이뿌르에 도착했고,
더위와 덜컹거림. 그리고 냄새에 지친 우리는 좋은 숙소를 탐하게 된다.

▲ 이 멀쩡해보이는 차는 사실 더러움과 냄새로 가득차있다.

자이살메르와 조드뿌르에서 200, 250루피 ( 한화 약 4,000~5,000원 ) 로 
숙박했던 우리는 우다이뿌르의 물가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이미 바라나시를 비롯하여 몇몇 호텔은 1박 1,500루피 ( 한화 약 30,000원 ) 를
넘었었기에 크게는 놀라지 않고
600짜리 방을 550루피로 할인받아 방을 잡는다. ( 한화 약 11,000원 )


▲ 인도 서부 제일의 신혼여행지. 인도임을 의심하게 한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우다이뿌르가 왜 인도 서부 제일의 신혼여행지인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돌아온다.

 
▲ 저녁식사와 함께 본 우다이뿌르의 저녁 노을
 
화장지가 떨어져 게스트 하우스 앞에 있는 가게에 갔는데,
그 가게는 라자스탄의 대표적인 예술 중 하나인 세밀화(Miniature)도 가르치고,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염소고기도 취급하며,
쿠킹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었다.

▲ 세밀화와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소니네" 가게.
 
아저씨는 요리에 대해서도, 그리고 세밀화에 대해서도 많은 설명을 해주었다.
세밀화를 배우는데는 500루피라고 했다. ( 한화 약 10,000원 )
나는 그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500루피이면 인도의 괜찮은 숙소에서의 하룻밤이기 떄문..
그래서 나는 아저씨의 설명을 건성건성 듣고 방에 들어와서는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를 하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사실 나는 처음 여행할 때 인도에서 여행기를 신나게 써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계속 하고 싶었고,
인도의 많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나 스스로 인도에 대해 더 공부해서
인도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그러므로써 여러면으로 내 또 다른 꿈을 향해 조금 더 달려가고 싶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도 많고,
인터넷이 되어도 속도가 너무 느려 자료조사가 힘든 경우도 많으며,
시간적 제약도 많고, 아무데서나 컴퓨터를 꺼내 글을 쓸 수도 없고,
이유와 핑계는 많지만
결국엔 내가 바로 윗줄에 기술했듯 이유와 핑계이다.

하고자만 했으면 솔찍히 완벽하지는 못했어도
어느 정도 내가 원했던 것을 이룰 수 있었겠건만,
나는 내가 게으른 것을 인도의 현실탓만을 하고 있었다.
나의 게으름과 나태함을 반성해본다.

가끔 나는 내가 워크홀릭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가만히 쉬지를 못한다.
그리고 가만히 쉬는것은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내 모든 에너지를 젊을 때 많이 써서
단명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짜잘한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는 건 아닌가 또 생각한다.

샤워를 하다가 또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도를 즐기기 위해 오고서는
결국에는 인도의 물가에 적응하여
인도의 기준에서 세밀화를 배우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여행할 때 인도에 오면서 생각한 것은
싼 나라이니깐 정말 재미있게 이것저것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덧 한국에서의 습관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인도에서도 쿠폰을 팔고 있다면
나는 아마 쿠폰 레스토랑을 찾았을찌도
모를 그런 상황까지도 온 건 아닌가 아찔하기도 하다.

자이살메르에서 만난
자기 주관과 가치관이 뚜렷한 한 "순" 형님을 만났다.
순 형님의 말 중에 중요하며,
내 가슴에 콕 박혔던 이야기 하나가

"내가 돈을 쫓으면 안되죠. 돈이 저를 쫓게 해야지.."

라는 말이었다.
 
그렇다.
나는 이곳 라자스탄에서만 보고 배울 수 있는 이 세밀화를
사실을 배우고 싶은데 돈이라는 이유로..
그것도 사실 한국에서는 만원밖에 안 하는 돈 때문에
이렇게 아깝다는 생각을 한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다.

그렇다. 지금 왜 그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또 이유를 대라면 델 수 있지만, 결국에는 구차한 변명이다.
나는 아직도 돈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분명 한국에 가면 또 인도물가에 적응하였기에
한국에서 또 돈을 잘 못 쓸 것 같다.

샤워를 하는데 나는 너무 돈에 얽매인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내 자신이 조금 초라해보이기 시작했다.
돈은 또 벌면 된다.

▲  결국 예술능력이 안되는 나 대신 어머님에게 세밀화 강좌수강을 의뢰하였다.
 
우선 일정이 된다면 세밀화를 한번 배워볼 예정이다.
정말 짧게 샤워하는 내내도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 라자스탄 세밀화 느낌 자체는 덜 나지만, 이것도 세밀화. 어머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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