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핑시셴 스펀지역의 스펀 폭포

[대만] 핑시셴 스펀지역의 스펀 폭포

엄뉘의 이번 대만 여행 소원 중 하나인 스펀에서 천등 날리기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는 스펀 폭포를 가보기로 한다.

걸어서 10분정도 거리인데..

한국인 가이드로 추정되는 사람이 택시타고 한참 가야 한다면서 그냥 택시타고 가라고 한다.

엄뉘는 무조건 가이드 말이 맞다면서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하신다.

엄뉘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 알았다고 하자 함박웃음을 지으신다.

스펀역에서 스펀폭포까지는 무조건 고정가로 $100 (4,000원) 을 받는다.

흥정도 받지 않는다. 비싸다고 깎아달라고 하니 그냥 훽 가버린다. ㅋㅋ

실제 택시를 이용하게 되면, 택시에서 내릴 때 되면 조금 허무할 수 있다.

뭐 달린 것 같지 않은데 도착했다고 해고, $100 을 내야 하니깐 ㅋㅋ

4인이상이 움직일 떄는 택시도 괜찮다.

그리고 노모(?) 를 모시고 갈 때도 가는 길 정도는 택시타는 것을 그래도 추천한다.

목적지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모르고 걸어가면 괜시리 더 멀게 느껴져서 짜증이 더 밀려 올 수 있으니깐 ㅋ

택시에서 내려 2분정도 내려가면 이 폭포가 나온다.

이 폭포를 스펀폭포로 알고 돌아가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 같다. 실망하면서..

그러나 이 폭포는 "양진동 폭포" 이다. ㅋ

이 지역이 특이한 것은 석회암 성분이 있는 돌들이어서 그런지,

구멍이 뽕뽕뽕 뚫린 특이한 바위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

환 공포증 있는 사람들은 조심!

이 다리를 건너서 쭉 따라들어가면 스펀폭포를 만날 수 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폭포는 여전히 양진동 폭포.

왼쪽에는 기차길도 있는데, 실제 기차길이다.

기차가 지나가면 사진찍으려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든다. ㅋㅋ

다리를 건너 아래로 내려가면 이런 여러가지 동물 동상들이 있다.

힌두교의 영향을 받는 곳인지,

머리가 4개인 인도의 창조신 브라흐마로 추정되는 신이 앉아있다.

인도 신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은 저 코끼리.

그리고 약 5분 정도 더 들어가면 웅장한 스펀폭포를 만날 수 있다.

스펀 폭포 아래 웅덩이.

스펀폭포는 반 인공폭포인듯 하다.

원래 폭포였을테지만 어떠한 이유로 ( 기능적 이유, 혹은 심미적 이유 ) 위쪽에 제방을 살짝 쌓은 듯 하다.

폭포가 쏴~ 하고 떨어진다.

폭포의 크기가 대자연의 엄청난 폭포들에 비교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그래도 물줄기가 꽤나 시원하게 떨어진다.

하얀 물보라가 이쁘게 번진다.

전망대쪽으로 걸어가면 스펀폭포를 정면에서 볼 수 있단다.

그러나 체력이 달리는 엄뉘는 커피 한잔 시켜주고 혼자 다녀오라고 하신다. ㅋㅋ

사진을 열심히 찍어와서 보여드리기로 하고..

엄뉘는 오렌지 커피 ($90, 3,600원) 를 주문해드린다.

스펀폭포 옆에는 이런 카페들과 간식 파는 가게들이 나란히 있다.

오묘한 그라데이션을 자랑하는 오렌지 커피.

나는 약간 칵테일 느낌으로 맛있었으나, 엄뉘는 별로라며 목만 축이셨다.

스펀폭포 정면으로 이동한다.

정면은 훨씬 다이나믹한 물줄기를 볼 수 있다.

그 소리와 내 얼굴로 날아드는 그 물보라들의 감촉이 생각난다.

안개가 낄 정도로 흩날리는 물보라.

측면에서도 찍어본다.

라오스라면 어린 아이들이 저 곳에서 수영하고, 다이빙하고 난리를 쳤을 텐데..

날씨가 쌀쌀하기도 했지만, 대만은 그렇게 물 속에서 엑티브하게 노는 문화가 아닌가보다.

이끼도 가득한, 물보라로 한껏 젖은 운치있는 계단을 올라간다.

이런 계단을 오를 때마다 엄뉘를 모시고 왔다면 또 여기서 입을 삐쭉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아찔하다.

그리고 중간에 무지개를 발견한다.

럭키!! 우리의 여행을 축복해주는 좋은 신호이다.

무사히 여행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계단 더 오르자, 희미하지만 조금 더 넓게 무지개가 보인다.

무지개가 생각보다 이뻐서 다시 찍으러 아래로 조금 내려갔는데 그 사이 사라졌다.

희소성이 중요한게.. 모두가 보는 무지개였다면..

그리고 계속 볼 수 있는 무지개였다면 그 행운감이 조금 덜 했을텐데..

(아마도) 나만 봤던, 그리고 짧게 봤던 무지개였어서 조금 더 기분이 좋았다.

내가 돌아오자, 입도 안 데고 계시던 오렌지 커피를 갑자기 집어 드시고 포즈를 취하신다.

이제 기차타러 돌아갈 시간이다.

그런데 앉아 계시는 동안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소시지를 입에 물고 가는 모습을 보셨나보다.

"아들! 사람들이 다 소시지 물고 가던데 맛있나봐?"

"네~ 사드릴께요 ㅋㅋ"

가격을 묻고는 돈을 엄뉘께 전달해드린다.

울 엄뉘는 "뚜오 샤오치엔!!! (중국말로 얼마에요?)" 는 엄청 잘 물으시는데,

상인들이 대답하는 것은 못 알아들으신다.

숫자를 알아듣는 것은 내 몫. 

그래서 항상 "뚜 샤오 치엔!!" 이라고 묻고, 곧 바로 내 얼굴을 바라보신다.

숫자는 니가 알아듣고 돈 내라. 이런 의미인가보다.

소시지에 칼집을 내서 이렇게 먹음직스럽게 구워준다.

어린아이같은 엄뉘의 눈에 이게 그렇게 맛있게 보였나보다. ㅋㅋ

가격은 $50. 약 2,000원이다.

샹창

야시장 단골 메뉴로 타이완 스타일의 소시지다.

탱탱한 식감이 뛰어나며 마늘이나 절인 오이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신난 아이처럼 동상에게 소시지 먹이는 흉내도 내신다.

참고로 대만에서는 사슴을 꽤 신성한 동물로 여긴다. ㅋ

강가로 가서 소시지를 꽈둑거리며 귀여운 오리도 구경하고.

돌아가며 말에 앉아서 사진도 찍는다.

나는 동상을 비롯한 조소 작품들이 참 좋다.

타조도 있고.

소도 있다.

내가 소띠라서 소는 항상 조금 더 정감이 간다...

근데 소는 미련하게 일만 죽어라 하는데.. 그래서 내가 맨날 쉬지 않고 뭐라고 하려는 모양이다.

다시 양진동 폭포까지 걸어와서.

이제는 걸어서 스펀역으로 이동한다.

이 지역은 강이 길게 이어지고, 그만큼 현수교도 많고, 특이한 지형도 있고 해서 사진 포인트가 많다.

큰 웅덩이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양진동 폭포.

가끔은 이런 웅덩이의 잔잔한 물 위로 비치는 하늘이 참 아름답다.

징글징글한 느김의 구멍들 뽕뽕뽕.

내일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빨간 등이 나오는 장소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빨간 홍등으로 유명한 "지우펀(혹은 쥬펀)" 이야기이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다음 이야기 : [대만] 타이베이 근교 지우펀(쥬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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