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노견 만세 - 늙은 강아지들에 대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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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사거리에 있는 고양이가 있는 어떤 카페에 가서 보게 되었다.
"노견" 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밟혔고, 츄라락 펼쳐 보았을 때 강아지 사진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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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으로 시작하며, 다양한 노견들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사실 저자 서문이 너무 감동적이라 열심히 노견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려고 했지만...
너무 서양 감성으로 써져 있었고, 그들의 추억 얘기라서 그닥 감동이 전해지지는 않아서.. 초반부만 조금 열심히 읽다가 나머지는 사진 위주로만 보고 책을 접었다.
저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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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개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긴 세월 동안 서로 사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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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사랑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저 개에게 맡기면 그만이다 그러면 버터 바르는 칼처럼 둔한 사람도 금세 개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러니 대량학살을 저지르는 미치광이도 사랑을 받지. 히틀러도 자신의 개를 사랑했고, 개도 히틀러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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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꼬리를 흔든다. 인간과 개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기본적인 신호다. 개가 사람과 함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그 말은 거짓일 리가 없다. 개의 마음과 꼬리는 강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꼬리를 흔드는 목적은 오로지 인간을 기쁘게 하기 위함이다. 개의 꼬리 흔들기는 긴 세월을 지나 결국 살아남았다. 얼마나 많은 개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긴 세월동안 서로 사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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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데, 단언컨데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다. 강아지는 비할 데 없이 사랑스럽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무엇보다 그들에게서는 '틀림없이' 강아지 냄새가 난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인간의 마음을 더욱더 끌어당기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말썽이란 걸 잊게 되고, 기꺼이 기쁨을 주려 노력하며, 행복을 전염시키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퍼붓는다. 개는 노년기에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사랑스러움이 무르익으면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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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삶의 의미는 끝나는 데 있다고 썼다. 좋든 싫은 우리의 삶은, 모든 것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실존주의적 공포로 인해 형성되고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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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는 두려움, 부당하다는 느낌, 권리 의식이 없다. 인간처럼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세월의 인정사정없는 맹공격에 맞서 싸우지도 않는다. 나이 든 개는 인간처럼 자기 삶을 신화로 만드는 뻔뻔함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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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지능을 인간의 시각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개의 지능에 인간의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지독한 인간 우월주의 아닌가. 이거야말로 인간의 지독한 어리석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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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리가 노견이 되는 순간을 정확히 알고 있다. 녀석이 아홉살 되던 해인 2001년 7월 21일 저녁 10시 15분.
그날 우리 가족은 교외를 떠나 도시로 이사했다. 이사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해리는 자기 침대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으스스한 텅 빈 집에 여덟 시간 동안 홀로 남겨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인간의 잘못이었다. 한밤중에 자신을 데리러 온 나를 보고 해리는 책망하듯 짖지 않았다. 앙심을 품고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해리는 잔뜩 겁을 먹었고,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해리는 내게 처음 보는 상냥함을 보였고, 애정을 갈구했으며, 고마워했다. 그날 해리는 무언가를 잃고, 무엇언가를 얻었다. 녀석은 노년기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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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나 재해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을 때 큰 연민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도 동물학대에 분노하고, 반려견의 죽음에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기도 한다. 이를 이해할 수 없거나 혐오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반려동물과 살아보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그들은 반려견, 특히 오랜 세월을 함께한 반려견이 어느 정도까지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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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은 반려견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본다. 개는 아주 복잡한 감정뿐 아니라 인간이 가진 감정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개에게는 질투, 연민, 자부심, 슬픔 등의 감정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개와 함께 살기 어렵다. 개는 인간처럼 위장 능력이 없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허세와 가식이 벗겨진,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만나게 된다. 그들의 천진난만함은 엄청난 매력이다
돼지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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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서문만으로도 강아지에 대한 애정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명언의 향연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가 가볍게 느끼고 지나간 것을 글로써 훌륭히 표현해냈다. 나는 이 글을 읽기 전까지 강아지들에 대한 나의 감정은 글로 절대 표현 못 할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도 이 세상에 있을 때처럼 다른 강아지들을 무서워하며 엄마 구월이 뒤에 숨었다가,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는 엄마고 뭐고 없이 얼굴에 음식을 잔뜩 발라가며 우걱우걱 먹기 바쁜 맹순이가 계속 생각났다.
그는 견주의 마음을.. 사람이 얼마나 어떻게 자신의 애완견을 사랑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책의 구성은 노견과 반려인과의 작은 애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각각의 개들이(종에 상관없이, 인간으로 따지면 개개인이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리고 우리가 그랬듯이 그들이 반려견이 아닌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느낄 수 있다.
웃프다? 아니 애프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까? 정말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 와중에 남은 수명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추억의 회상같은 느낌으로 서술된 글들은.. 정말 애프다라는 말이 적절한듯 싶다.
그리고 글에 등장하는 강아지(개)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는데, 인간이 그들을 길들이기보다는 인간이 그들에게 길들여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가 서두에 말한것처럼,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는 방법은 그들이 하고 싶은데로 두는것으로도 충분함을 인지시켜준다.
사진들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사진을 보고 책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작가가 서문에 너무 하드캐리를 해놔서 다음의 각 애완견 소개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의 서문에 감동을 받고 몇개만 읽고, 나머지는 강아지의 사랑스러움을 다시 느끼고 싶을 때 또 3~4개씩 읽어나가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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