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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놀이터/음식 이야기

[책 정리] 3. 기아는 자연도태?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운명?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by 돼지왕 왕돼지 202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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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아는 자연도태?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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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은 비극적인 방식으로 더 심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문제의 핵심이 사회구조에 있다.
식량 자체는 풍부하게 있는데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확보할 경제적 수단이 없다.
그런식으로 식량이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바람에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굶어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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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현재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도 먹여 살릴 수 있다.
오늘날 세계 인구는 65억정도이다.
하지만 1984년 FAO 의 평가에 따르면, 당시 농업생산력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지구는 120억의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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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부자 나라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화가 있다.
자연도태설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불행에 장점도 있다고 믿고 있다.
점점 높아지는 지구의 인구밀도를 기근이 적당히 조절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인구가 살아가고 소비하고 활동하다 보면 지구는 점차 질식사의 길을 걷게 될 텐데, 기근으로 인해 인구가 적당하게 조절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사람들은 기아를 자연이 고안해낸 지혜로 여긴다.

이런 설명은 전형적인 유럽적, 백인 우월주의적 정당화다.
부자들과 권력자들의 논리다.
자신들은 절대로 굶어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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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말 영국국교회 성직자였던 토머스 맬서스라는 사람이 처음 자연도태설을 사용했다.
그는 1798년에 인구 법치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맬서스는 세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여 25년마다 두 배가 되지만, 식량의 증가는 산술서열을 따르므로, 가난한 가정은 자발적으로 산아제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보조나 지원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맬서스는 질병과 배고픔은 가슴아픈 일이기는 해도 이 사회에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고 주장했다.
지구상의 인구를 줄여주는 자연적인 수단이라는 얘기다.

그의 책은 출판되자마자 유럽의 지배층에서 널리 읽혔고, 산업화 초기의 국민경제학자들과 기업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맬서스의 주장은 오늘날에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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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 이론은 근본적으로 틀렸지만, 심리적 기능을 충족시킨다.
날마다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구호시설에서 웅크린 채 죽어가는 아이들, 수단의 덤불 속을 비쩍 마른 몸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는 것은 일반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진정시키고, 불합리한 세계에 대한 분노를 몰아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맬서스의 신화를 신봉하고 있다.
끔찍한 사태를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만드는 사이비 이론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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