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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리] 기아에 관한 어느 국제 전문가의 비망록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by 돼지왕 왕돼지 202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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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에 관한 어느 국제 전문가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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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라는 이름은 직업이 아니다.
'공부' 혹은 '학문'과 관련된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을 학자라고 부르는데, 이 말에는 다른 직업과 달리 상당히 높은 도덕성과 규율 혹은 용기 같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
비겁한 일을 했을 때 "당신도 학자인가?" 라는 말은 욕이 되고, 시대가 어두울 때 자신의 행복만 추구했을 때도 "학자라는 사람이.." 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조금 복잡하게 표현하면 '인텔리겐치아'에서 '행동하는 지성'과 같은 멋진 수사에 이르기까지 학자들에 대해서 표현하는 말은 다양한데, 어쨌든 단순하게 월급 받고 시키는 대로 일하는 일반 직업과는 다른 특별한 어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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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옌데의 비극.
아옌데 사건은 사건만을 놓고 보면 칠레에서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자국 군인들에게 사살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보통은 중남미 민중정부에 대한 군부의 대응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미국의 좋은 대학에서 교육받은 토호(정의 : 국가 권력과 어느 정도 대립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향촌에 토착화한 지방세력)들의 2세인 이른바 '시카고 보이'들이 군인들과 결탁하여 민중정부를 붕괴시킨 사건이라고 표현한다.
아옌데가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대통령이 되었을 때 내건 공약 중 하나에서 문제의 발단을 해석할 수 있다.
칠레의 인민전선은 101가지 행동강령을 발표하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에게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이 공약을 보통은 '포퓰리즘'이라고 치부하지만, 당시 칠레가 처한 높은 유아사망률과 어린이 영양실조라는 문제를 놓고 본다면 어쩌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고 할 수 있다.
이 공약을 내건 아옌데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이 문제에 가장 곤란함을 느꼈던 것이 스위스의 다국적기업인 네슬레였다. (잘 알려지지 않음)
커피와 우유를 주품목으로 하는 네슬레에게 칠레 정부가 분유를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칠레에서의 성공사례가 다른 중남미 국가들로 번져갈 경우 더욱 큰 골칫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이 공약이 벽에 부딪힌 것은 칠레의 농장을 장악한 네슬레가 1971년 협력거부 방침을 결정하면서부터이다.
아옌데 정부는 네슬레에게 우유 구매를 요구하였으나, 이 요구는 거부당했다.
아옌데 정부는 키신저를 비롯한 미국 정부와 네슬레를 축으로 하는 다국적기업에 의해서 고립되고, 결국 CIA 와 결탁한 군인들이 대통령궁을 습격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칠레의 어린이들은 다시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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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식 회사와 분유회사들이 국제 기아문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이윤동기와 그 작동방식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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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카라의 비극
상카라는 서아프리카 사하라 남단에 위치한 작은 국가인 부르키나파소의 젊은 장교였다.
그와 그의 친구들이 혁명을 일으키기 전만해도 그의 조국은 추장들이 분할통치하는 다민족국가이며 세계적으로 어린이 기아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였다.
대통령이 되기 전의 상카라는 "아프리카의 낮은 손"의 저자였던 지글러에게 전화를 건다.
지글러가 구상한 아프리카의 기아 해소책을 실제로 자신의 조국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고심했던 것이다.
상카라를 비롯한 4명의 젊은 장교들과 지글러는 어느 작은 집에서 식사를 하며 토론을 한다.
서로 친구간이기도 했던 이들 4명의 군인에 관한 이야기는 그들 중 한 명인 블레이즈 콤파오레가 프랑스 정부 등 외국의 사주를 받고 다른 세 명의 친구를 죽이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유는 상카라의 인두세 폐지와 개간 가능한 토지의 국유화 등 개혁정책에 있었다. 이 같은 정책에 의해 부르키나파소는 4년 만에 식량의 자급자족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정치부패로 권력을 유지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봉, 토고 등 인접국가들에게 이러한 변화가 퍼져나가는 것을 우려한 프랑스의 일부 세력은 상카라의 개혁정책을 두려워했다.
아프리카가 정말로 자신들의 생산물로 어린이 기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극심한 기아 속에서 선진국의 원조로 삶을 이어갈 것인가의 분기점에 놓였던 시점이 바로 이 무렵이었다.
상카라의 죽음과 함께 부르키나파소의 어린이들에게는 다시 굶주림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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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가장 약자들인 어린이들이 구조적 부조리에서 제일 먼저 당하게 되는 사회적 사건을 기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구조적 병폐는 국가 내부의 이유로 발생하기도 하고, 국제적 관계 혹은 식민지 유산에서 발생하기도 하며, 때로는 국제기구를 둘러싼 권력관계에 의해서 오히려 재생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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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생산할 수 있는 곡물 잠재량만으로도 전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프랑스의 곡물생산으로 유럽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전세계적 식량과잉의 시대에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연 제 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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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국제 기아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이유를 '워싱턴 합의(미국과 국제금융자본이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개발도상국 발전모델로 삼도록 하자고 한 합의. 냉전 붕괴 이후 미 행정부와 국제통화기금 IMF, 세계은행 등 워싱턴의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는 '위기에 처한 국가' 또는 '체재 이행중인 국가' 에 대해 미국식 시장경제를 이식시키자는 모종의 합의)로 본다.
워싱턴 합의는 다음의 내용들을 갖는다.
    사유재산권 보호
    정부 규제 축소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
    외국자본에 대한 제한 철폐
    무역 자유화와 시장 개방
    경쟁력 있는 환율제도의 채용
    자본시장 자유화
    관세인하와 과세 영역 확대
    정부예산 삭감
    결제 효율화와 소득분배에 대한 정부지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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