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형님이 팀장으로 승진한 기념(?)과 함께 겸사겸사해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형님이 갑자기 저녁식사할 상황은 아니고, 가볍게 한잔 어떻냐고 물으신다.
뭐 나는 원래 식욕이 별로 없으므로 그냥 OK.
처음에는 그래도 약간은 배가 차는 안주를 파는 곳으로 가려고 했으나..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 웨이팅이 발생한다는 전화통화 이후...
우리는 배가 안 차더라도 간단히 술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도리방" 이라는 곳으로 향한다.
가건물처럼 생겨서,
"정종대포", "군참새전문" 을 딱 써 놓은 것이..
정말 오래된 선술집의 느낌을 많이 준다.
무교동에 있지만 탑골공원에서 장기두시던 할아버지들이 많이 갈 것같은 비쥬얼과 느낌이랄까?
테이블은 홀에는 2인 테이블 기준 약 6개정도 있었고,
안쪽 공간으로 또 3개정도가 있었는데,
1.0.형님 말로는 원래는 이 홀이 전부였는데 안쪽 공간을 확장한 것이 재미있다고 하셨다.
메뉴는 위와 같다.
선술집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란 정도이다.
다른 것은 자주 먹지 않아 가격대를 잘 모른다고 치고...
오뎅탕 18,000원. 생율 15,000원이면... 정말 이건 완전 프리미엄 재료를 쓰는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일단 군참새 1개 (이상하게 가격이 안 써있었는데, 물어보니 15,000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정종 1잔, 히레사케 1잔을 주문한다.
먼저 정종을 가져다 준 정종과 밑반찬.
내가 먹었던 히레사케는 뜨거운 정종에 북어 지느러미를 살짝 익혀서(살짝 태우는 느낌정도?) 넣어준 것인데..
이곳에서는 미리 히레사케를 만들어 놓고, 그 녀석을 주전자에 담아서 서빙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지느러미의 형체는 없고, 부스러기 같은 것만 볼 수 있엇다.
그리고 한 가지 독특했던 것은,
향을 한번 확 느끼게 하기 위해서인지 서빙하면서 히레사케에만 불을 한번 붙여주었다.
히레사케는 이전에 먹었던 것에 비하면 그 특유의 맛이 더 진하지는 않았다.
취향에 따라서는 조금 더 깔끔한 맛을 내면서, 향은 히레사케의 향을 더 내는 도리방 버전의 히레사케를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한 엄청난 비쥬얼의 참새구이..
어떻게 보면 살짝 곤충같은 느낌도 물씬주는 참새구이...
정말 비쥬얼이 살짝 충격이었다.
소금을 살짝 찍어서 머리까지 오독(살~짝 오독함) 먹는데..
그 맛은... 살짝 과장해서 작은 사이즈의 닭을 저 사이즈로 농축해놓은 느낌이었다.
다시 말해 기본 베이스는 닭고기 맛이지만, 그 맛이 진함이 조금 더 강하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저녁을 안 먹은것을 고려하셨는지..
아니면 본인이 술 한잔을 더 하고 싶으셨던 건지 1.0. 형님은 다른 메뉴 하나를 고르라고 하셨다.
나는 이왕 이렇게 된거 뭔가 오뎅탕 같이 뭔가 헤비한 메뉴보다는,
가볍게 나의 정종을 마무리하고, 형님도 한잔 더 하기 좋은 메뉴를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른 시샤모 구이. 1만원. 캐나다산.
다섯마리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나온다.
한 마리에 2,000원꼴.
다행히도(?) 안쪽에는 알이 가득 차 있었다.
맛도 꽤 괜찮았다.
다섯 마리가 나와서 한 마리는 나눠먹거나 한 사람이 먹어야 하는데,
형님은 나에게 양보해 주셨다.
사실 내가 말주변이 없는데도 형님은 이상하게도 나와 식사를 종종 하자고 하신다.
말주변이 많아서 뭔가 재미있게 해드리고 싶은데 잘 안 되는게 조금 아쉽다.
그래도 만화추천도 하나 해드리고, 회사 조직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팀장 승진 축하도 해드리고..
뭐 나름 의미는 있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또 1.0. 형님의 회사가 잘 나가던 과거시절의 약간 충격적인 이야기도 많이 듣고.. ㅎㅎ
도리방에 대해 리뷰를 하자면...
한껏 취해서 마무리로 그냥 딱 따끈한 정종 한잔을 더 먹고 싶을때!
그 때 방문해서 작은 안주와 함께 정종 한잔 하기에 괜찮은 집 같다..
식사 후 술 1차부터 방문하기에는 공간은 물론 안주의 가성비가 ㅎㄷㄷ 한 수준이기 때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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