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근처에서 친구를 만났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친구가 커리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이 친구는 이 근방에 자주 왔어서 맛집을 알고 있는 친구였기에, 별 말없이 OK 를 외친다.
송파 맛집 거리의 한쪽에 위치해있는 녀석.
요즘 "송리단길?" 이라는 명칭과 함께 아기자기하게 예쁜 가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 팔레트 커리도 송리단길의 영향을 받은 가게임이 명확히 드러나는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안쪽은 정말 공간이 협소했지만, 엔틱스러운 가구들을 배치해놓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메뉴는 위와 같다.
친구는 팔레트 커리(13.0) 을 주문하고, 나는 치킨 버터크림 커리(9.5) 를 주문한다.
그리고 갈릭 난(2.5)도 하나 주문한다.
메뉴 설명을 써보자면..
팔레트 커리 : 알록달록한 토핑(마살라 감자, 리코타 치즈, 아보카도, 새우)이 올라간 시그니쳐 커리.
치킨 버터크림 커리 : 탄두리 치킨을 올린 달달한 버터크림 레드 커리.
커리를 기다리는 동안 거울에 써 있는 필기체를 읽어보기로 한다.
"Any day spent with you is my favorite day.
so, today is my new favorite day."
작업용 멘트가 써 있다.
나는 꼬추 둘이 갔지만, 데이트를 하러 가시는 분은 이성에게
"나 영어도 할 줄 알고, 필기체도 읽을 줄 아는 사람이고 낭만도 있는 사람이야!" 를 어필할 수 있는 소소한 수단이 되겠다.
혹시 해석이 안 되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시라.
그럼 한국말로 뜻을 알려드리리다.
거울 맞은 편의 모습은 저렇다.
팔레트 커리.
노란색 커리 바다 위에 흰색 바위 섬이 있고, 그 위에 알록달록한 식물들이 자라는 듯한 느낌이다.
지역으로 본다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태평양의 어느 외딴 섬일것 같은 느낌.
데코가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보카도, 리코타 치즈가 밥과 카레에 괜찮게 어울리는 것도 신기했다.
부드러운 식감에 마일드한 맛이라 여성분들이 부담 없이 잘 드실 것 같은 맛이다.
치킨 버터크림 커리.
역시나 데코가 이쁘다.
마찬가지로 섬으로 표현하고 싶지만.. 뭔가 설명을 하면 할수록 안 좋은 이미지로 빠질 것 같아 그냥 이쁘다고 마무리한다.
맛은 한국식으로 순화가 되었지만, 그래도 인도 커리집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친숙한 맛이다.
걸죽한 소스가 밥을 슥삭슥삭 비벼먹기 좋다.
태양처럼 둥글게 뾰족뾰족한 그릇이 참 이쁘다.
난은 난을 잘 하는 인도 커리집에서 먹는 것 같은, 쫄깃함과 바삭함이 잘 어울어진 녀석이었다.
비쥬얼을 보면 딱 알겠지만, 정말 데이트용 코스이다.
맛도 나쁘지 않고, 가성비도 이정도면 괜찮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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