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정육점집 딸'이라고 부르는 초딩 동창 친구가 얼마 전 결혼을 했다.
결혼식 참석해줘서 고맙다 & 남편 소개의 목적으로 식사대접을 한다고 해서 대전에서 만남을 가졌다.
메뉴를 정하는 과정에서 내가 '연기가 많이 나는 구워 먹는 메뉴'는 별로라서 차선으로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요구사항을 얘기했고,
그것을 배려해준 박선생이 정한 가게는 '해마의방'. 메뉴는 일식이었다.
선화동의 유명한 소머리국밥 실비식당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었는데,
아웃테리어부터가 뭔가 범상치 않은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쪽 지역을 오랜만에 왔는데, 약간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듯 했다.
예약이 안 되는 가게라고 해서, 가장 먼저 도착한 내가 자리를 차지한다.
가운데 일본식 정원(?)으로 추정되는 공간도 만들어놓았다.
대전에 이런 가게가 있다니.. 정말 '세련' 과 '트렌디' 라는 단어가 머리에 콱콱 박히는 공간이었다.
메뉴는 단촐하면서도 독특했고, 가격은 착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여성분들은 '사케야끼 정식' 을 정했고, 남자들은 '명란 오차쯔케'를 정하게 되었다.
둘 다 12000원이다.
그리고 함꼐 쉐어하자며 '가라아게' (7000원) 도 하나 주문했다.
명란 오차쯔케.
점원이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는데, 일단 차를 말기 전에 명란과 밥을 먼저 한번 먹어서 순수한 맛을 보고..
그 다음에 차를 말아서 먹으면 된다고 한다.
명란 구이에 대해 만화 등을 통해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 나름 살짝의 감동이 있었다.
이건 여성분들이 주문한 사케 야끼.
다들 돈부리 형태의 연어 타다끼 덮밥 정도를 생각한 모양인데, 이렇게 연어 스테이크 형태로 나와 당황스러워했다.
그래도 맛은 좋앟다고 한다.
센터의 가라아게 포함한 항공샷!
자 이제 기대를 듬뿍 안고 명란 오차쯔케를 먹어본다.
식감은 쫄깃했고, 안쪽의 알은 탱글탱글하며, 젓갈 형태가 아니었기 떄문에 짠맛도 강하지 않아 맛있었다.
쉽게 상상할 수 있게 비유를 하자면, 알탕에 나오는 그 알의 꾸덕, 꼬들한 버전의 식감과 맛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먹으면서 '아 이게 명란 구이구나.. 술안주로 정말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함께 제공된 차를 말아 먹을 차례이다.
차를 말아버리니.. 비쥬얼이 갑자기 개밥이 되어버렸다. ㅋㅋㅋ
명란구이가 짠 맛이 강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간이 되어 있었는데, 차를 말아서 먹으니깐 전반적으로 심심한 맛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짠 음식을 안 좋아하기 떄문에, 차를 만 이후 '은은하게' 다가오는 짠 맛이 오히려 더 고급지고 맛있게 느껴졌다.
이런 고급지고 특이한 음식이 12000원밖에 안 한다니.. 역시 대전인가? 싶었다.
서울이라면 최소 18000원은 받았을 것 같은 그런 메뉴였다.
다음에 또 이곳에 방문한다면 이 녀석을 다시 먹을 것 같고..
다음 번에는 명란구이의 1/4 정도까지를 차에 말지 않은 상태로 먹어 오리지널의 맛을 좀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 대접하기에도 괜찮을 것 같고,
재방문 의사는 10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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