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어머니 세대의 분들은 TV 의 효과가 엄청난 것 같다.
내가 이전에 소제동의 대나무 숲이 있는 티 카페 풍류가 (풍뉴가) 에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여드릴 때는 덤덤하게
'멋진 곳에 다녀왔네?' 정도의 반응이셨는데..
오늘은 소제동의 대나무 숲이 있는 카페가 TV 에 나왔다며, 소제동에 가자고 보채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가게들이 많이 있지도 않고 뜨문 뜨문 떨어져 있는데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람들은 바글바글 했다.
미리 와봤던 만큼 어머니를 이곳 저곳 안내해드렸다.
식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태국음식점의 익스테리어도 맘에 들어하셨고,
폐가의 모습도 좋아하셨고, 감나무와 소소하게 핀 거리의 꽃들도 좋아하셨다.
카페 이외에는 정말 관리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동네라..
거미도 엄청 많고 벌레도 많아서 약간 무섭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서 이렇게 주렁 주렁 열린 석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웃으며 잠든듯한 새끼 고양이의 모습도..
부서진 대문 위 기둥과 식물들..
비싼 샤브샤브집인 온센집.
일본 느낌이 물씬나는 이곳도 지나치며 구경하기 좋다.
원래는 엄니가 TV 에서 보셨던 풍류가를 가려고 했으나..
풍류가는 사람이 너무 바글바글해서 시장보다도 더 시끄러웠기에..
휴식이 필요했던 어머니는 아쉽지만 다른 카페에 가자고 하셨다.
풍류가는 나중에 평일에 따로 방문하기로 약속한다.
그래서 방문한 카페 '오아시스'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2층 야외 테라스가 있는데 감나무에 감이 나무 부러질 정도로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처음에 2층에 자리 잡았다가, 너무 더워서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붕과, 감나무와, 하늘.. 뭔가 맘이 편안하다.
어머니는 너무 좋은 여행이었다며 좋아하셨고..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아들을 너무 아쉬워 하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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