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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놀이터/음식 이야기

[책 정리] 2. 전통음식은 몸에 좋다고? - 솔직한 식품

by 돼지왕 왕돼지 2020.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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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리] 2. 전통음식은 몸에 좋다고? - 솔직한 식품


전통은 다 좋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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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이 아니라 의학서로서 동의보감을 오늘날 과학의 눈으로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내용도 있다.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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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실인지 아닌지 한눈에 판단하기 어려운 내용이 전통 의학서의 명성을 등에 업고 과학적 검증 없이 마케팅에 이용되고, 소비자들도 옛 책에 씌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곤 한다는 점이다.

과거로부터의 속설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된 시대에, 조상의 지혜 운운하며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음식에도 근본주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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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지도 않은 "원조"를 따지고 그것만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전통의 다양성을 해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식품 위생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미생물이 무엇인지, 오염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대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일부러 복원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래서도 안 된다.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외로 계량과 정확한 컨트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팔려고 한다면 정량의 재료, 적절한 발효 온도, 최적의 수질, 일정한 최종 알코올 및 잔류물질 농도를 맞춰야 한다. 전통식품이라 하더라도 현대의 과학 기술을 접목하여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유래가 자꾸 바뀌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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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 가면 그 음식의 유래와 효능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전통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문제는 전통음식의 유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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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음식의 기원을 명확하게 추적하기란 어렵다. 유래에 관한 기록도 찾기 어렵고, 간혹 기록이 있다 하더라도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이 적지 않다. 게다가 식문화는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게 마련이다 .설렁탕이든 감자탕이든, 그 원형이라 부를 수 있는 음식이 오래전 우리 역사에 있었더라도 지금의 설렁탕이나 감자탕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이 틀림없다.




생각보다 짧은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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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의 역사는 10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치에 고춧가루가 쓰인 것은 고추가 수입된 임진왜란 때 이후의 일이지만, 그 전에도 채소를 소금에 절인 침채류를 먹었다는 사실을 고려시대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절인 채소는 아마 한반도에서 농경을 시작하면서부터 먹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형태는 오늘날의 김치보다는 장아찌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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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볍씨는 약 1만 5000년 전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 백성들이 본격적으로 쌀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모내기가 전국적으로 전파되어 벼 생산량이 늘어난 조선 영조 시기 이후라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사람들은 쌀이 떨어지는 봄철이면 늘 보릿고개에 시달렸고, 1970년대까지만 해도 쌀이 부족해서 혼분식 장려정책이 실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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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은 탄광에서 분진을 많이 마시는 광부들이 목에 기름칠을 하기 위해서 먹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으나, 그보다는 식탁에 프로판 가수블이 놓이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에 등장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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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소금은 대부분 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자염이었다. 바닷물을 가둬 자연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은 1907년 일본의 기술로 인천 주안 지역에 염전을 만들면서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전통을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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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기록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역사 기록이 방대하지만, 음식에 관한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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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식재료는 지금 우리가 흔히 보는 것과는 무척 다른 경우가 많다. 같은 품종이라도 기후와 육종 방법, 수확 시기 등에 따라 성분과 특성이 달리진다. 새로운 품종이 도입되거나 개발되면서 식재료의 종 다양성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농업 발달로 수확량이 많고 소득이 높은 품종만 집중적으로 재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과거의 쌀과 오늘날의 쌀이 같지 않고, 과거의 과일과 오늘날의 과일이 같지 않은 것이다.




스토리텔링, 전통이 돈과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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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역의 먹거리를 홍보하는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이 유행이다.
지역의 특산물이나 향토음식이 식품산업과 만날 때 전통은 그럴듯한 스토리텔링의 재료가 된다. 정부와 지자체도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많은 스토리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거나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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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에 미네랄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거의 대부분은 나트륨일 뿐이다. 1kg 의 천일염 가운데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의 미네랄을 다 합쳐도 15g 이 안 되는 반면 나트륨은 320g 이 넘는다. 나트륨 이외의 미네랄 섭취를 위해서는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발효음식을 기반으로 하는 한식은 나트륨이 과다하게 들어가게 마련이며, 우리나라의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 WHO 권장량의 두 배 이상인 것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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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소주처럼 순도가 높은 증류식 소주가 진짜 소주(술주자가 아닌 다른 주자)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과거 기록에는 모두 술주자의 소주이야기만 나온다. 소주에 주(술주)를 쓰는 것은 일본만의 관습으로, 일제강점기 이후 소주라는 일본식 표기가 우리에게 보편화된 것일 뿐 제조법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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