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간식] 몽골의 단팥빵? 보르 에벤(БОР ЕЭВЭН) |
오랜만에 츄잉츄잉한 몽골 음식이 먹고 싶어서 동대문 몽골타운의 울란바토르에 가서 굴라쉬를 먹었다.
그리고는 일종의 short term bucket list 중 하나를 clear 했기 때문에 또 한동안 몽골 식당에 올 것 같지 않아서, 몽골 마트에 가서 무언가를 사가기로 한다.
우선 만원짜리 양고기 만두를 하나 사고, 신기한 것들이 있어 뚜리번 거리니 주인 아주머니가 이것을 추천하신다.
주인아주머니(이하 주인)
이거 맛있어요.
돼왕
이게 뭔데요?
주인
빵이요
돼왕
안에 뭐 들었는데요?
주인
(어눌하게 한참 한국어 단어를 생각하며) 건포도, 설탕, 음... 뭐 맛있는거
돼왕
어떻게 읽어요?
주인
(아주 유창하게) 에벤!
돼왕
아.. 보르 에벤? ( 주인 아주머니는 뒤쪽 단어만 읽어주셨다. )
주인
아 네네, 문자 어떻게 알아요?
돼왕
관심 있어서 키릴 문자 공부했어요.
주인
커피랑 먹으면 좋아요. 하나 하세요.
여튼 이러이러해서 사게 된 "보르 에벤" 이라는 이름의 빵.
구글링을 해봐도 몽골 음식에 대한 자료는 아주 limited 되어 있기 떄문에 이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없었다. "БОР ЕЭВЭН" 으로 검색하면 레시피는 찾을 수 있었다.
여튼 비교를 위해 밥 숟가락을 놓았다.
일부러 귀엽게 하려고 위쪽에 식용 색소로 꽃무늬 같은 것을 두었나보다.
빵은 꽤나 딱딱했다.
그 딱딱함은 이가 부러지는 그런 딱딱함은 아니었고, 건빵같은 바스라지는 딱딱함도 아니었다.
적절한 비유를 못 찾겠으나, 근래의 경험에 미루어 가장 적합한 표현은 추위에 한창 굳은 약과정도의 딱딱함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반을 잘라서 안의 내용물을 살펴본다.
각종 앙금이 층(layer)를 이루어 있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위에서부터 녹두 앙금, 흰 앙금, 팥앙금, 그리고 중간중간 건포도와 땅콩들이 박혀 있다.
밥을 먹은 직후라 반쪽만 먹기로 한다.
팥 앙금들이 충분히 있었고, 수분이 적은 겉의 빵과 어울어져 입 안을 가득 채운다.
팥의 달달함이 커피를 당기게 했고, 수분이 적어 목이 맴이 또 다시 커피를 당기게 했다.
커피도 좋지만 얼 그레이 같은 꽤 쌉쌀한 홍차와도 잘 어울어 질 것 같은 맛이었다.
중간에 씹히는 건포도나 땅콩은 보물찾기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여 먹는 심심함도 조금 덜어준다.
처음에 구매해 올 때는 안쪽에 별 내용물도 없이 또 외국 음식 버프로 인해 2,500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되었겠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파리바게뜨 빵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사먹을 것 같진 않지만, 단팥빵을 좋아하는 우리네 부모님 세대는 나름 유쾌하게 신기해하며 드시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재미있었던 보르 에벤(БОР ЕЭВЭН) 도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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