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 카페] 낮에는 제비다방, 밤에는 취한 제비

[상수 카페] 낮에는 제비다방, 밤에는 취한 제비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김구녕이 여러 가지 일로 힘들다고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원래 각자 컴퓨터를 가져와서 스벅에서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별로 그럴 생각이 없었는지, 차를 끌고 왔고, 컴퓨터 따위는 챙겨오지 않았다.

스벅에서 커피 한잔 하고는 김구녕이 좋은데 가자면서 나를 차로 데려간다.

도착한 곳은 상수의 "취한 제비"

이곳이 낮에는 "제비 다방" 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커피를 팔고,

저녁에는 "취한 제비" 라는 이름으로 주로 술과 안주를 파는 데라고 설명해주었다.

아직까지는 뭐가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자, 김구녕이 따라오라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입구에 있는 이 칠판에 적혀 있는 것들이,

이곳에 와서 공연하는 밴드들의 일정과 이름이라고 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그날 공연하기로 되어 있던 밴드의 공연이 완전 막바지였다.

공연은 지하에서 이루어지는데, 공연이 시작하면 거의 바로 만석이라서 미리 자리를 잡지 않으면 지하로는 갈 수 없는듯하다.

1층의 구조가 신기했는데, 조각 퍼즐 맞추듯 구성된 특이한 테이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쪽은 여러 가지 인테리어 소품이 있고, 여기 역시 ㅅ자 모양의 특이한 테이블 모양을 하고 있다.

지하에 내려갈 수 없어 우리는 우선 1층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이곳에서 아래쪽의 공연하는 모습을 또 내려다볼 수 있다.

주문을 한다.

김구녕이 이곳의 시그니쳐는 "뱅쇼 한 주전자" 란다. 

가격은 18,000원.

김구녕이 힘들다고 하니 술은 내가 산다.

그리고 안주가 될 만한 것은 김구녕이 주문한다.

"크림 치즈 크래커" 로 정한다. 5,000원.

공연이 끝나고 지하 1층으로 내려온다.

저 좁은 공간에서 공연을 하는데, 밴드들이 나름 인기가 있는 밴드인가보다.

공연이 끝난 후에 저 밴드의 마크가 새겨진 모자를 산다고 줄서서 현금결재하는데.. 

이런 구경거리가 이 가게의 인테리어보다 더 신기했다.

지하는 아지트 같은 느낌이다.

만화책이 즐비하고, 간간히 소설과 잡지도 있었으며,

한쪽에는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도 있었다.

밴드의 열정적인 공연, 그리고 팬들의 열정적인 환호 떄문이었을까?

공연이 막 끝난 이 지하공간은 땀냄새가 슬금슬금 올라오니 그렇게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그 땀냄새가 이곳을 조금 더 아지트처럼 느끼게 하기는 했다.

아까 공연을 내려다볼 수 있었던 그 구멍..

저 테이블에 앉을 때는 치마를 입지 않아야 함을 테이블 위에 주의사항으로 써놔야겠다.

뱅쇼와 크림 치즈 크래커가 나왔다.

뱅쇼 안에는 사과와 계피가 즐비했다.

주전자가 올드 패션하니 아주 느낌이 좋았다.

김구녕은 나름 힐링이 되었을까??

아마 셀카찍고, 나 찍어주고, 배경 찍고, 인스타 올리고, 술도 마시고 해서 엄청 바빴으므로...

아마 힐링이 조금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테이블 위에는 어떤 수첩이 있었는데,

그 수첩에는 사람들의 대화가 써 있었다.

예를 들어 한 페이지에 "나 요즘 힘들어요" 이렇게 써 있으면,

그 다음 페이지는 "힘내요~!" 뭐 이런 식으로? ㅋㅋ

그 대화가 참 재미있고 재치 있는 것들이 많고, 재미있는 그림들도 있어서,

그 곳에 있는 다른 만화책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ㅋㅋ

2~3인용 뱅쇼 주전자는..

와인잔으로 치면 총 4~5잔은 나오는 양으로 보인다.

이제 이 좁은 골목같은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어떤 느낌의 밴드가 공연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공연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뱅쇼 한잔 걸치고 있다가, 공연 시작하면 구경하면서 환호하고,

공연이 끝나면 살짝 시큼한 땀냄새에 함께 취해 기분좋게 시원한 바깥 바람을 쐬면 엄청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제비다방?  취한제비? 다음에는 꼭 공연시간에 맞춰서 공연을 함 봐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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