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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놀이터/영화, 드라마

[영화] 무뢰한 - 그들은 과연 사랑했을까?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by 돼지왕 왕돼지 2019.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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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뢰한 - 그들은 과연 사랑했을까?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스포 있음!!

Intro

감독 : 오승욱

"킬리만자로" 로 유명한 감독이라 함

주연 : 전도연(김혜경 역), 김남길(정재곤 역)

상영시간 : 118분

개봉 : 2015. 05


[영화] 무뢰한 - 그들은 과연 사랑했을까?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감정의 밑바닥에서 지옥에 있는 듯한 고통을 맛보는 것 또한 사랑이다, 거짓 사랑, 김혜선, 무뢰한 후기, 영화 무뢰한, 오승욱 감독, 전도역 김남길, 하드보일드, 하드보일드 멜로




시놉시스

형사, 살인자의 여자를 만나다.

범인을 잡기 위해선 어떤 수단이든 다 쓸 수 있는 형사 정재곤(김남길 扮). 그는 사람을 죽이고 잠적한 박준길(박성웅 扮)을 쫓고 있다. 그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실마리는 박준길의 애인인 김혜경(전도연 扮). 재곤은 정체를 숨긴 채 혜경이 일하고 있는 단란주점 마카오의 영업상무로 들어간다. 하지만, 재곤은 준길을 잡기 위해 혜경 곁에 머무는 사이 퇴폐적이고 강해 보이는 술집 여자의 외면 뒤에 자리한 혜경의 외로움과 눈물, 순수함을 느낀다. 오직 범인을 잡는다는 목표에 중독되어 있었던 그는 자기 감정의 정체도 모른 채 마음이 흔들린다. 그리고 언제 연락이 올 지도 모르는 준길을 기다리던 혜경은, 자기 옆에 있어주는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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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이 전도연 집을 도청할 때, "타인의 삶" 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며 흐름은 김남길이 전도연을 사랑하게 되겠구나.. 라는 느낌을 직감적으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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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섹스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는 김남길.

도시락의 고기와 섹스의 신음 소리가 싱크가 맞으면서, 오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섹스와 고기...

그리고 그 중 흰 밥을 한 덩이 먹는 부분에서 그가 고기를 거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괜한 확대해석일 수 있지만, 그가 그녀를 고기로서만(몸만)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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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에게 총으로 위협받는 와중 박성웅이 나체인 전도연을 이불로 가려주는 장면..

박성웅도 그녀를 위해주긴 하는구나라고 느낌 (사랑이라고는 말 못하겠, 사랑이란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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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이 정보원(?) 을 찾아가 돈봉투로 얼굴을 때리는 장면..

김남길의 카리스마가 정말 잘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나도 아슬아슬하게 느껴져 가슴 졸이며 봤다.

"너는 너무 쉽게 적을 만들어" 라고 말하는 정보원.. 그것이 복선이 되어..

뭔가 나중에 그 친구에게 된통 당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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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이 전도연이 일하는 술집의 영업부장으로 들어가고, 그 둘이 해장국 집에서 소주를 마시는 장면..

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어른들의 세계".

그들이 대화를 트는 모습.. 그들의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일종의 눈치 싸움..

나는 이런 것들이 정말 너무 어렵다.

그러면서도 알고는 싶은지.. 유심히 보게 된다..

이 씬에서는 전도연의 표정에 눈이 많이 갔다.

그녀의 눈빛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녀의 저 웃음은 무슨 의미일까?

소주잔을 들고 다가가도 되는걸까? 김남길은 왜 처음에 그녀를 등지고 앉았을까? 그녀는 그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을까?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그녀가 눈치채진 않을까?

이 씬부터.. 나는 전도연을 전도연이 아닌 완전한 "김혜경" 으로 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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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로 외상값 받으러 갔을 때, 그녀의 명언..

"나 김혜선이야!! 이바닥 10년만에 빚이 5억으로 희망이 없는 년이야.

넌 좋은 집도 있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나야 하잖아.

술집 외상값 때문에 인생 조질래?"

여러분.. 빚 지고 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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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장르에서 보여주는 "어른들의 세계" 로 발도 들여놓고 싶지 않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가족을 위해서 노력하고 배려하는 그런쪽의 어른들의 세계로만 발을 들여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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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과 전도연의 씬이 지속될수록 계속 알쏭달쏭해진다.

김남길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그는 정말 그녀를 이용하는 것일까 사랑하는 것일까?

그의 행동 하나는 그녀를 이용하는 것 같고, 그의 또 다른 행동 하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것 같고..

내가 아는 밝은 느낌의 그런 사랑은 이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어둡고.. 절망속에서 연민과 의지와 같은 그런 단어로부터 파생되는 사랑... 어두운 사랑...

이런 것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생존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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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과 전도연의 집 안 씬.

김남길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울먹이는 전도연..

전도연의 팔에 있는 상처들.. 

그리고 그들의 섹스..

그리고 전도연의 잡채 요리...

김남길의 진주 귀걸이 선물...

둘은 이미 사랑하고 동거하고 있었고, 둘은 이미 서로를 이용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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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시작해서 하루 종일 술을 마시는 전도연...

술을 이겨낼 수 없다면 술을 먹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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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웅 검거씬..

갈등하는 김남길..

믿을 수 없는 전도연...


취조실에서 모든 질문을 스스로 대답하는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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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약쟁이 수발드는 전도연을 다시 만난 김남길..

약쟁이들을 소탕하고 그녀 앞에서 솔찍하지 못한 모습..

"난 형사고, 넌 범죄자 애인이야. 난 내 일을 한거지 널 배신한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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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칼에 찔리고, 그는 그녀의 잘못을 감춰준 채 피를 흘리며 달동네에서 내려간다.

대체 김남길 저 치는 왜 저러는 걸까..? 솔찍할 수 없겠지.. 없는걸까..? 왜 방치하는 걸까..? 그의 방식일까?






짜잘하면서도 이상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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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전도연이 사는 곳은 벽에 곰팡이가 핀듯 새까만 벽이 있는 대각선의 계단을 올라가야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

(옛날 우리 작은 이모 집을 닮았다...)

이 분위기가 괜히 엄청나게 음울해보인다.

저런 아파트에는 못 사는 사람들이 엄청 많을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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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기준으로 봐서 더 높은 곳에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위에서 아래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고지대인 달동네는 못 사는 사람들이 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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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목이 무뢰한일까?

내가 아는 무뢰한과 다른 의미일까?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영화 관련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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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르는 "하드보일드 멜로" 라고 한다.

하드 보일드는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영화를 얘기하며, 멜로는 사랑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사랑 이야기라.... 괜한 생각이 많아진다.





보면 좋은 글


너무나 공감하면서 읽은 글이다.
글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영화는 겨울 영화이다" 라는 한 구절로 이미 정독모드에 들어섰다.

 처음부터 그들의 시작은 거짓이었으니까. 그렇다면 거짓에서 시작된 사랑은 사랑이 아닌가? 어차피 모든 사랑은 본질적으로 거짓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추기 위해, 혹은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기 자신조차 속이는 게 사랑의 속성이다. 오히려 정재곤은 거짓의 자장 안에 있을 때에만 김혜경을 사랑할 수 있었다.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사랑은 끝이 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누구나 정재곤이다. 모두에게는 그림자가 있다. 끝까지 들키고 싶지 않은 내 안의 어둠. 하지만 사랑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조차 사랑이 아닐까. 정재곤에겐 형사로서의 정체성이 자신의 그림자였다. 그는 김혜경을 사랑해도 사랑한다 말할 수 없었다. 사실 세상에는 그런 사랑도 있다. 따사로운 봄날, 햇살 가득한 설렘의 감정만이 사랑이라고? 사랑은 그렇지 않다. 감정의 밑바닥에서 지옥에 있는 듯한 고통을 맛보는 것 또한 사랑이다. 정재곤과 김혜경의 비극도 사랑에서 비롯된 지독한 결과이듯.

결국 세상에 존재하는 n명의 사람만큼 n개의 사랑이 존재하는 것이다. 정재곤의 사랑은 정재곤의 것이고, 김혜경의 사랑은 김혜경의 것이다. 나의 사랑은 나의 것이고, 당신의 사랑은 당신의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하지 않을 때조차 자신만의 사랑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세계가 아무리 어둠으로 가득 차 있어도 사소한 마음 하나가 때로는 누군가를 구원하기도 한다. 그것이 순간에 불과할지라도. 오승욱 감독 역시 어느 인터뷰에서 구원은 ‘숨’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구원은 숨을 쉬는 것처럼 아주 짧은 순간에 훅 다가오기도 하고, 멀리 달아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숨을 쉬듯이, 찰나에 다가와 찰나에 떠나가기도 한다.




마지막 한마디

전도연이 아니었고 김혜경이었다.
"감정의 밑바닥에서 지옥에 있는 듯한 고통을 맛보는 것 또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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