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맛집] 우래옥 - 평양냉면의 터줏대감. 그래 바로 이맛이야!!

제 돈 주고 먹은 후기입니다!

요즘 썬제로형과 함께 냉면투어를 다니고 있다.

나를 평양냉면의 세계로 인도해준 썬제로형.

나의 첫번째 평양냉면 도전은 을지로에 있는 "평래옥" 이었다.

그 이후 평양냉면에 빠져 평래옥은 수차례 갔고, 다른 평양 냉면집들도 슬슬 도전해보고 있다.

오늘 썬제로형과 함께 도전하기로 한 곳은 "우래옥" 이다.

주변의 평판으로는 평양냉면의 터줏대감이면서, 국물이 진함이 기가 막히다는데...

도전!!

위치는 을지로 4가역에서 나와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전용 주차장도 가지고 있을 정도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건물은 생각보다 신식이다.

터줏대감이라고 해서 을지면옥처럼 뭔가 허름할 줄 알았는데.. ㅎ

입구부터 화려하다.

미쉐린 가이드에도 나왔으며,

모든 재료는 "국내산" 그리고 "한우" 를 열심히 표기해두었다.

입구를 들어서면, 여러가지 표창장과 상장들이 보인다.

사진을 보다보니 "갑" 이라고 써 있는게 있는데.. 뭐지?? 냉면에서 갑 of 갑 이라는 의미인가? ㅋㅋ

확대해서 보면 "위생등급 갑" 이었다.

숫자가 아닌 "갑" 이라는 표기가 어색하면서도 재미있다. ㅋㅋ

다음번에 방문하면 하나씩 봐야겠다.

내부 인테리어는 이렇다.

약간 어른들이 찾아갈 것 같은.. 살짝 북창동스러운 그런 느낌이 난다.

운동을 하고 온 썬제로형은 갈증이 난다며 냉면을 빨리 먹고 싶어했고,

가격을 보고 맥주도 먹을 거라고 했다.

메뉴판.

1946년부터 70년 넘게 변함없는 맛을 지켜오셨다고 한다. ㄷㄷ

고기도 파는데 개비싸다..

한우지만서도...불고기 150g이 33,000원이다...

불고기라면 양념도 포함된 중량일텐데...

우리는 입을 모아 "비싸네.." 라고 말하며 바로 냉면 페이지로 넘긴다.

전통평양냉면 2개를 주문한다.

가격은 13,000원으로 냉면치고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사실 우리가 면을 만드는 것이, 육수를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또 원재료 값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모르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통념적으로 "면" 요리를 만원 넘게 지불하고 먹는다는 것은...

그리고 우리의 인식 속의 냉면은 고깃집에서 후식으로 먹는 느낌이기 때문에(그들은 보통 비싸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13,000원이 꽤 비싸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맥주 한병이 7,000원인 것을 본 썬제로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맥주는 포기한다고 했다.. ㅋㅋ

암만 술을 사랑해도 이 돈 내고는 못 먹겠다는 그 마음을 백번 이해한다. ㅋㅋ

냉면이 나왔다.

우선 국물이 다른 곳과 다른 색깔이다.

누렇다.

위에 배가 올려져 있고, 그 밑에 퀄리티 좋은 소고기가 4~5점정도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새콤한 맛이 나는 배추 물김치들이 올려져 있다.

그릇은 북창동 느낌의 사기그릇으로 꽤 두껍고 무겁다.

이곳은 수저를 따로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오자마자 운동 갈증을 겪고 있던 썬제로형은 그릇을 들어 국물을 후루룩 들이킨다.

그리고는 그릇을 내려놓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먹어보라 한다.

나도 마셔본다..

윽... 첫 느낌은 내 맛이 아니었다..

이 맛은 무엇이냐?? 김혜자 선생님이 등장한다.

"그래! 바로 이맛이야!"

첫 느낌은 딱 소고기 다시다 맛이 난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우레옥에서 소고기 다시다로 국물 맛을 낼 리는 없을 터...

정말 좋은 소고기를 잘 끓이면 이 소고기 다시다 맛이 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맛이다.

반찬도 소박하다.

겉절이 김치 하나 준다.

그런데 이 녀석도 예사로운 녀석이 아니다.

배추 자체가 신선하게 사각거리고 달다.

그리고 액젓의 맛과 고춧가루 등이 잘 어울어지면서 이 녀석에도 계속 젓가락이 가게 만든다.

기가막히게 조화로운 맛이다.

이제 이렇게 섞어놓고 먹어본다.

먹을수록 맛이 좋다.

처음에 소고기 다시다의 맛으로 꽤 거북스러운 맛으로 다가왔던 이 녀석..

먹을수록 면과 어울어져 맛을 창조해간다.

면과 함께 빨려들어오는 그 소고기 다시다맛의 육수가,

소고기 다시다로는 낼 수 없는 더 깊고 조화로운 맛을 계속 만들어가며 끊임없이 면과 육수를 마시게 만든다.

그리고 중간에 한 젓가락씩에 딸려 오는 새콤한 배추 물김치와,

달달한 배 조각,

그리고 아껴아껴 먹는 진한 맛을 내는 고기조각까지, 한 젓가락 한 젓가락을 다른 맛으로 만들며 점점 깊은 맛으로 인도한다.

결론적으로 처음에는 너무 진한 다시다 비슷한 맛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적절히 들어있는 고기양, 면과 함께 딸려 올라오는 육수의 맛, 

한 젓가락 한 젓가락마다 배추와 배 조각이 다른 맛을 만드는 묘미.

이런것들이 조화되며 처음 마냥 비싸게 느껴졌던 13,000원이 훨씬 덜 비싸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도전했던 평양냉면 중에 내 입맛에는 순위가 낮지만.. (순위가 낮지만 고득점임)

그래도 자체의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어 종종 찾아올 것 같다.

앞으로 평양냉면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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