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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놀이터/음식 이야기

[책 정리] 돼지 공장에서 벌어지는 일들 - 식탁을 엎어라

by 돼지왕 왕돼지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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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을 엎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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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흙에서 살며 주둥이로 바닥을 파헤쳐 흙속 벌레나 풀뿌리 등을 찾아 먹길 좋아한다.
요즘의 돼지는 자연스런 본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게 아니라, 사육자의 의도대로 고기를 불리는 생물체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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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돼지고기 수출국인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이 돼지에게 최대한 좋은 환경의 양돈장을 운영한다며 자랑이지만, 그것은 인간의 관점일 뿐이다.
돼지에게는 차가운 시멘트나 철근 혹은 철판으로 이뤄진 바닥이 고통이다.
두세평 남짓한 공간에 10여 마리가 사는 것이 보통이다.
심지어 수백 마리를 닭장처럼 자동화된 시스템에 한 마리씩 층층이 가둬 사육하는 경우도 있다. 일명 '베이컨 창고'다.
돼지는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어 쓸데없는 일에 칼로리를 소모하지 않는다.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체중을 늘려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암모니아 가스와 메탄가스 등으로 인한 악취는 견디기 힘들 만큼 심하다.
그래서 돼지가 각종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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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돈(돼왕 : 임신돈과 비육돈으로 나뉘는데, 비육돈은 고기용이라고 보면 된다. 비는 살찔비(肥) 이다.)의 경우 새끼 때부터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악취와 유해 가스에 둘러싸여 5~6개월을 지내야 한다. 돼지가 하는 일은 도살장에 끌려갈 때까지 매일같이 배합사료를 먹고 배설하는 행위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좁은 공간이어서 제대로 움직이거나 뛰어다닐 수 없다.
이렇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니 종종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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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돈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임신돈으로부터 새끼를 한 마리라도 더 얻으려 애쓴다. 임신돈은 임신 기간 114일 대부분을 비좁은 사육틀(stall) 안에 갇혀 지낸다. (돼왕 : 약 4달) 
임신돈들은 분만 1주일전 사육틀에서 분만실로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분만할 때 새끼를 깔아뭉개지 못하도록 고안한 분만틀에서 지낸다. 



이빨과 꼬리가 잘리는 새끼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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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돼지는 태어날 때부터 이빨을 일부 지니고 나온다.
젖을 빨다가 이빨로 어미 젖꼭지를 물어뜯기도 한다.
또 새끼들끼리 서로 싸우다 다치는 경우도 있다.
상대를 공격할 때 종종 꼬리를 물어뜯는다.
새끼들의 이같은 공격적 행동은 밀폐된 공간의 악취와 차가운 바닥 등 열악한 환경 탓이다.

환경 개선 대신 주인은 오히려 펜치로 새끼의 이빨을 잘라버린다.
꼬리를 원천적으로 공격당하지 말라고 꼬리도 싹둑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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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은 본성이 철저히 억압당하면 미치다시피 해 절망적인 행동까지 보인다.
꼬리 물어뜯기와 어미 유방에 상처내기에서 더 나아가 심지어 동료 등짝까지 파먹는다.
주인들은 환경 개선보다는 이빨과 꼬리 자르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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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처럼 동물복지가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꼬리나 이빨 자르기가 불법이지만, 돼지의 생산성 향상이 다급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작업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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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농장에서는 새끼가 태어나 3~4주만에 젖을 뗸다.
새끼들은 보통 4~5주 동안 어미에게 붙어 젖을 빠는 게 정상이지만, 어미의 재임신을 앞당기기 위해 수유기간을 단축한다.
심지어 분만 직후 새끼들을 바로 떼어놓는 농장도 있다. 이때 새끼들은 어미의 젖꼭지 대신 기계 젖꼭지를 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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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퇘지는 비육 중 거세를 한다.
이렇게 하면 성질이 온순해지고 성욕이 감퇴해 사육하기 편리하며 체중이 빨리 증가한다.
또 도축했을 때 돼지고기 특유의 노린내가 나지 않아 상품성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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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려되는 것은 항생제 잔류 문제다.
식육의 항생제 잔류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단속도 느슨한 국가일수록 농가의 항생제 사용량이 많다.
새끼때부터 출하 15일 전까지 예방 및 치료용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료에 첨가하거나 근육에 주사하는 국가들이 있다.
적어도 수의사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마저 생략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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