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오설록을 좋아하지 않는다.
over price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날 함께한 친구가 오설록에 가서 차를 마시고 싶단다.
친구에게 곱창을 맛있게 얻어먹었기에 OK 를 콜 하고 따라간다.
차의 종류가 많았는데, 친구는 오설록을 좋아하는 만큼 이미 메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친구는 달달한 향과 이쁜 이름을 가진 "달빛 걷기" 를 주문한다.
가격은 7,300원.
역시나 가격이 후덜덜하다.
그리고 나는 메뉴를 모르는데 종류가 많아 헤매고 있으니 점원이 대표적인 몇몇 메뉴를 추천해준다.
결국 100일간 후발효한 차라는 "삼다연" 을 문한다.
마찬가지로 가격은 7,300원.
정말 차 한잔 마시는데 7,000원이 넘다니...
인사동 버프인가? 라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서빙된 모습을 보고는 생각보다 over price 는 아니라고 느꼈다.
생크림 떡이라고 하는 쫄깃하면서 안쪽에 생크림이 들어 달콤한 떡이 각각 2개씩 제공되었고,
차도 차 주전자, 차 거름망, 다완(차 사발), 찻잔이 세트로 나와 "제대로" 라는 느낌을 주었다.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따라 제공해주며, 요청하면 리필도 해준다.
점원이 서빙을 해주며, 처음에는 차를 몇 분정도 우리고, 어떤 식으로 기구들을 활용해 마시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2~3회정도 우려먹으면 된다고 하며 공손히 인사하고 간다.
친구는 생크림 떡이 나오는 줄 알았으면 롤케이크(5.8)는 주문하지 않았을거라고 하지만, 역시나 전부 다 먹는다. ㅋㅋ
우리는 그윽한 향이 나는 차를 대화를 나누며 마신다.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인지 우리를 제외하고 한두팀정도만 있었고, 너무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오랜만에 담소를 나눠서 좋았다.
다도시간에는 조용히 예절을 지키며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조금 작용하여, 바른자세를 하고 조곤조곤 대화를 나눴다.
"달빛걷기" 는 배맛과 향이 많이 나는, 달달함이 은은하게 퍼지는 맛과 향이었다.
"삼다연" 은 후발효차라 색이 좀 더 진하게 났으며, 나무의 향과 함께 살짝 어른스러운 떪떠름은 적은 홍차 맛을 냈다.
대화가 끊길 때면,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없는 매장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조명까지 은은하게 꺼진 공간을 바라보며 멍도 때렸다.
3층은 손님이 많은 주말에만 운영한다고 한다.
화장실을 가면서 봤는데 캐쥬얼 바 같은 느낌이라 이곳에서는 차보다는 프라푸치노 같은 것이 잘 어울리겠다는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over price 라고 생각해서 도전도 안 했던 오설록을 경험하며,
소소한 다도 체험과 함께 생각보다 over price 는 아니다를 느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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