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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놀이터/카페&주점 이야기

[혜화 카페] 디저트 카페 키이로 - 봄에만 맛 볼 수 있는 벚꽃 몽블랑

by 돼지왕 왕돼지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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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방문하고 이제야 포스팅을 올린다.

 

혜화 디저트 카페 키이로에서 봄날만 먹을 수 있는 "벚꽃 몽블랑".

블로그 검색을 해보니 매년 봄마다 먹을 수 있고, 그 형태는 조금씩 변하는듯 하다.

 

 

카페 키이로는 내가 정말 애정하는 카페 중 하나이다.

음식을 내오는 비쥬얼은 물론, 조용한 분위기, 아늑한 인테리어 등은 정말 일본의 동네 카페를 연상시킨다.

 

나는 대부분 카페를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는 용도로 방문한다.

머신에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 한잔에 4,000원정도의 가격을 받고,

공장에서 배달해온 케이크를 해동해서 약 6,000원정도에 파는 카페들은 시간값을 포함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키이로는 다르다.

이곳은 일단 메뉴판에 주의사항이 써 있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너무 오랜 시간 머무는 것은 삼가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시끄럽지 않게 소근소근 이야기하란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해당 문구를 보고 무슨 배짱인가 싶었다.

물론 인테리어에 나무를 많이 사용했고, 구조도 독특해서 아늑함을 자아내긴 하지만..

그래도 카페를 눈치를 보면서 이용해야 하다니..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커피와 밀크티, 그리고 계절 케익을 맛보면서 바로 깨지고 말았다.

아.. 여기는 정말 공부하고 시끄럽게 떠들며 쉬는 카페가 아니라..

음식과 음료의 맛을 즐기는 것이 주가 될 수 있는 그런 카페구나?

그러니 웨이팅을 위한 배려도 좀 하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것도 어느 정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거구나?! 하고..

 

 

커피 한잔을 하면서 가볍게 책을 읽으려 방문한 이 날도 그들의 배짱에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하고 창가에 있는 남아있는 한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는데.. (2인석이나 4인석을 차지한것도 아닌데)

이곳은 디저트 카페이기 때문에 음료만 주문하는 것이 안 되고, 디저트를 하나 시켜야 한다고 한다.

오히려 음료는 안 시켜도 디저트는 시켜야 한다고 한다. 띠용!!!

 

 

 

처음에는 그냥 나갈까 하다가, 이 벚꽃 몽블랑의 모습에 빠져 이 녀석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벚꽃 몽블랑" 은 7,500원이었고, "아메리카노" 는 4,500원이었다.

 

벚꽃 몽블랑은 비쥬얼부터가 비쌀 수밖에 없게 생겼다.

마치 분홍색의 치마를 입고 있는듯한 공주의 모습같은 비쥬얼..

그리고 왼쪽에는 벚꽃절임으로 만든 젤리.

 

 

정말 여자들이 인스타 사진으로 환장할만한 비쥬얼을 가지고 있다.

 

 

벚꽃절임으로 만든 젤리.

달달함과 짭쪼르함이 섞인 단짠의 맛으로 정말 향긋하다.

 

 

치마 안쪽에는 생크림과 왕 딸기, 그리고 바닥에는 녹차 스폰지케익이 깔려 있다.

내가 제대로 인스타러였다면, 제공된 나이프로 반을 잘라 속을 제대로 보여줬을텐데...

이상하게 나는 자르지 않고 통째로 있는 상태에서 야금야금 파먹으며 안에 뭐가 들었는지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맛은!!

겉은 벚꽃의 향과 맛이 가미된 밤 크림으로 만들어진듯하다.

살짝 걸죽한 느낌의 크림이 입 안에 풍미를 가득 채워준다.

안쪽 크림은 싸구려 크림이 아닌 진한 맛의 농축된 우유의 맛을 난다.

딸기와 녹차 스폰지는 그냥 예상한 맛이 난다.

 

각가의 맛은 이렇지만 포크로 이 모든 구성요소를 한 포크에 담아 먹으면..

그 조화가 실로 놀랍다.

밤 크림의 풍부한 풍미 속에, 유크림이 부드럽게 고소함을 더해주고, 스폰지가 흘러나오는 침을 흡수하며 녹아들고, 마무리는 딸기의 상큼함으로 정리된다.

 

 

앞쪽에 우연찮게(?)도 소나무와 기와가 있어서 정취를 더해준다.

이 집 아메리카노도 참 맛있는데, 이 벚꽃 몽블랑 때문에 내년 봄이 기대되는 정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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